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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니와 알렉산더 Oct 15. 2024

연락처

열여섯 번째

누군가 놓고 떠난

구태여 다시 찾을

이유가 없는 낡은


우산처럼 쓸쓸한 날에는


괜스레 연락처를 훑는다


얼굴은 아는데

마음은 모르는


나이는 아는데

취향은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이나 직함 같은 것들을 보며


전화를 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더 쓸쓸해진다


누구에게라도 전화를 걸고 싶은 날에는

시집 한 권 가방에 넣고

무작정 버스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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