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 관계와 선후 관계의 혼동

시간의 함정, 후행 오류

by 최정임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 원인과 결과를 찾으려는 본능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과 관계를 단순히 시간 순서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우연과 혼동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를 ‘후행 오류(post hoc ergo propter hoc)’라고 한다. 어떤 사건이 다른 사건 뒤에 일어났다고 해서 두 사건 사이에 반드시 인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예컨대, 감기에 걸렸을 때 따뜻한 전기장판에서 숙면을 취한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가정하자. 우리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전기장판이 감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단정 짓기 쉽다. 그러나 감기는 약물 치료나 충분한 휴식 등으로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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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건 사이의 선후 관계만으로 인과 관계를 결정하는 것은 쉽사리 오류를 범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조 실험이 필요하다. 전기장판이 감기의 회복을 가져온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감기에 걸린 날을 여러 차례 분석해야 한다. 감기가 회복된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을 구분하여, 각각의 날에 사용한 전기장판의 시간을 비교하여야만 전기장판과 감기의 상관관계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대조 실험을 실시하기가 쉽지 않다. 미신, 편견, 속설, 징크스와 같은 상황에서는 대조 실험을 실시하기가 어렵다. 또한, 하나의 원인만을 제외하고 모든 조건을 배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전기장판에서 잠을 푹 잤을 때마다 감기가 낫는다고 해도 그것이 회복의 진정한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성급하게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불합리와 부조리를 경험한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말한다. “네가 무언가 잘못한 것이 있으니까 너에게 그런 일이 벌어진 거야.”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그러한 생각이 당사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그것은 인과 관계와 시간적 순서를 혼동한 결과라고 말이다.


삶은 때로 불합리하고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많다. 다양한 상황에서는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인과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오해하거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주어진 상황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자신의 행동과 결과 간의 관계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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