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고 이사 오는 게 신기했었나 봐
서기 1982년 3월 31일 (수요일) 날씨 맑음
오늘의 중요한 일 : 없음
오늘의 착한 일 : 마당 쓴 일
일어난 시각 : 오전 7시
오늘은 엄마께서 내일이면 우리 집에 다른 사람이 이사를 온 댔다. 나는 참 궁금한 게 있었다. 그것은 우리 집에 우리 반 애가 이사를 올 것인가 어쩌면 다른 반 애가 올 것인가 궁금했다. 나는 우리 반 애가 우리 집에 이사를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이좋게 놀고 숙제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잠자는 시각 : 오후 9시
오늘의 반성 : 없음
내일의 할 일 : 없음
우리 집에 다른 사람이 이사를 오는 거면
우리가 이사를 가는 것이었나?
이사를 가는 거면 이사 간다고 쓰고
이사 갈 곳이 궁금했어야 하는데
나는 왜 우리 집에 이사 올 누군가가 궁금했을까?
이 나이에는 공간이동이란 게 신기하게 다가오는 나이인가?
간혹 일기를 읽다 보면
무얼 말하고 싶었는지 모르는 표현들이 있다.
열 살에겐 이사보다도
같이 숙제하고 사이좋게 놀 친구가 더 관심사였던 거 같다.
특히 다른 반애도 아니고 우리 반애가 이사 와서 같이 놀고 싶었던 거에 온통 관심집중인 이 일기를 읽는데, 과연 내일 우리가 이사를 가야 우리 집에 누군가가 이사 오는 거 아닌가 싶어서 내일 일기가 궁금해진다.
브런치북을 만들어 일기를 올리다 보니
3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시간 참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