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고전? 그것의 정체는?
< 고전, 우리 삶에 말을 걸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글이다. 필자는 대학에서 교양수업으로 서양 고전문학 작품을 천명이 넘는 많은 학생들에게 수년간 가르친 바 있다. 그리고 지금도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참 놀라운 점은 지루할 것 같은 교양 수업이 소위 MZ세대들의 감정 어린 깨달음과 티키타카, 그들만의 토론 등으로 풍성하게 채워진다는 것이다. 이번 학기에 한 학생은 이렇게 소감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팀원들과 격주로 교수님께서 제시해 주신 질문들에 대해서 솔직하게 토론해 보면서 이야기 나눌 수 있던 점이 좋았습니다. 친한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도 쉽게 꺼내놓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얼굴 본 지 얼마 안 된 조원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고도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다들 부끄러워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이해하고 공감하는 분위기라 좋았습니다. 그리고 문학작품을 배울 때 항상 영화를 참고자료로 보여주셔서 이해를 도와주신 점과 책의 줄거리를 발췌해 수업 때 같이 읽어보면서 내용을 최대한 이해시키려고 하신 점이 좋았습니다! 교수님이 열정적으로 수업을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사실 이런 소감문은 여러 해 동안 자주 들어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필자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것은 고전의 힘, 스토리의 힘이다. 첫 번째도 고전의 힘이요, 두 번째도 스토리의 힘이다. 고전의 힘을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시작한 것이라기보다는, 대단히 사적인 명분이 있다. 다름 아닌, MZ세대들의 고민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다. 수많은 고전 작품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매우 구체적이고 때로는 가슴 아프게 풀어낸다. 필자가 그들만의 이야기를 엮어내고 싶다. 혹자는 젊은 세대의 사적인 시선으로 그 유수한 작품을 풀어내는 것은 작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글은 작품 해석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MZ세대들의 진솔함과 진정성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그들의 공부와 교양이 진정한 삶으로 이어지고 연결되는 과정을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한 학생의 소감문을 하나 더 소개하려고 한다.
"대학을 오고 들은 강의 중 내가 꿈꾸던 , 영화에서만 보던 수업과 가장 유사한 수업 방식으로 진행된 강의인 것 같다. 처음 경험하는 수업 방식이라 적응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진정으로 사유하는 수업을 들은 기분이라 매우 좋았다. 시험공부를 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피피티를 보며 단순히 암기가 아닌 이야기를 중심으로 수업을 되짚어 복습하는 과정이 매우 즐거웠다. 수업 중 진행하는 토론도 교수님께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셔서 내 생각을 거침없이 논하고 즐길 수 있었다. 이야기를 좋아하고 문학으로 심도 있는 말을 좋아한다면 나는 거리낌 없이 이 수업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앞으로 MZ세대들의 사유하는 방식을 함께 공유할 생각이다. 때로는 왜곡되고 아프지만, 그들은 작품에서의 캐릭터와 함께 각자의 모습을 뒤돌아 본다. 이 작업이 순간의 존재성으로 끝난 다할지라도, 유의미한 일일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지금부터 시작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