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죽음>에서 윌리의 아내 '린다'
얼마 전 미국에서 도넛 장사를 하는 남동생네가 한국에 들어왔다 나갔다. 그런 아들이 불쌍하다며 우시는 어머니를 보며 과연 그 사랑의 정체는 무엇일까 생각했다. 왜냐하면 어머니는 딸 셋이 있지만, 분당집을 남동생에게 온전하게 다 주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잘 요리해서, 동생은 미국에서 도넛가게를 좋은 몫에 샀다. 장사도 잘 된다. 어머니가 불쌍해하는 이유는 잠을 못 자고 도넛을 굽기 때문이다. 가부장제의 수혜를 톡톡히 받아 자신의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미국으로 넘어간 동생이 어머니 눈에는 고생스러워 보인다고 한다.
<세일즈맨의 죽음>의 린다의 모습이 생각한다. 미국의 꿈을 안고 사는, 장남을 자신의 온전한 희망이라고 착각하는 남편을 향해, 린다는 반복해서 말한다. "그래요, 여보. 가장 멋있는 사람이죠. 그런 생각을 할 이유가 전혀 없어요!" 왜곡돼 있는 남편에게 위로의 말 외에는 하지 않는다. 어머니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머니는 항상 아들에게 관대하다. 아들을 대단히 사랑하신다. 당신이 그리시는 아들의 표상이 있다. 그 표상대로 아들을 대한다.
지난 학기에 어떤 한 조가 <세일즈맨의 죽음>을 읽고 너무 좋아서 다른 친구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다며 발표를 한 적이 있다. 발표 내용 중 한 부분이다.
방관의 태도는 곳곳에서 일어난다. 아니, 특히 가정에서 자주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싸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 역시 그렇다. 남편과 싸우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안다. 정말 말해야 할 내용은 말하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칠 때 정말 말해야 하는 내용은 말하지 않는다. 어떤 책의 제목처럼 '단 한 번의 삶'인데, 도대체 가족과도 소통하지 못하며 사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학생의 말처럼 잘못된 상황인 줄 알면서도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한다. 이 학생의 고백만 그런 것이 아님을.. 현대인들이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는 침묵과 방관의 태도... 가장 큰 특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