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부터 부끄럽습니다?!
학교에서 북통클럽을 진행하려고 선정한 책 중 하나가 <단 한 번의 삶>이다. 요즘 김영하 씨의 작품들이 인기가 많다. 그 책의 초반부에 "엄마의 비밀"이라는 제목의 에세이가 있고 다음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브런치 스토리를 통해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했지만,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는 좀 뜸하게 했던 것 같다. 학생들과 함께 읽을 기회가 닿는다면 다채롭게 재밌는 이야기들이 나오겠지 싶다. 김영하 씨는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낸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내가 글씨를 너무 못쓴다며 우물 정井 자를 하루에 천 개씩 쓰라고 했다. 글씨를 잘 써야 성공한다고 믿었던 아버지는 제멋대로인 내 정신세계가 그대로 반영된 글씨를 못마땅해했다. 나보다 인생을 한참 오래 산 분의 말이고 반박할 논리도 떠오르지 않아 나는 매일 우물 정 천 자를 쓰기 시작했다." 나 역시 글씨를 잘 쓰면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리 엄마도 글씨를 작게 쓰는 나에게 크게 쓰라고, 그래야 큰 사람이 될 수 있다며 등짝 스매싱하셨다. 그리고 글씨경시대회에 출전하여 매번 상을 받아왔다. 그런데 내 삶은 큰 사람의 삶이 아니었다.
김영하 씨가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것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산아제한정책"이 있었던 그 시절이다. 김영하 씨도 그렇고 나 때도 다들 미래의 지구가 인구폭발로 멸망한다고들 생각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는 당시의 가족계획 포스터가 전시되어 있다. '사단법인 임신 안 하는 해 캠페인 본부'라는 곳에서 제작한 이 포스터에는 "내일이면 늦으리! 막아보자. 인구폭발!"이라는 푯말을 든 고바우 영감 캐릭터가 그려져 있었다고 한다. 오늘과 같은 날이 올 줄 알았을까. 고등학교든, 초등학교든 한 반에 20명도 안 되는 날이 올 줄 말이다. 인구소멸에 관한 이야기는 매우 심각한 주제임을 다 인지하고 있다.
우리 형제 역시 지금 네 남매이지만, 이 산아제한정책 시대에 총 6명을 낳았으나 앞에 두 오빠는 일찍 죽었고 어머니는 이 아들에 대한 보상을 위해 딸 셋을 낳고 마지막 막내아들을 성공하셨다. 우리 어머니는 정말 대단한 분이시다.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아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으니 말이다. 게다가 한량으로 놀기를 좋아하신 아버지를 대신해, 가정경제를 끝까지 책임지셨다. 김영하 씨의 아버지에 관해 아직 읽고 있는 중이다. 내 아버지가 투영될 것 같아 읽기 싫다. 그럼에도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 보려고 한다. 읽자. 내 과거와 마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