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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나다 노마드 Apr 05. 2024

나만 알고 싶은 캐나다 숨은 로컬 맛집

한 박스 사서 비행기 타면 땅을 치고 후회할 맛

캐나다에 오기 전 캐나다에 대해 가진 환상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본토의 음식이다. 북미에 가면 진한 치즈가 그득하고 도우가 살아있는 피자를 맛볼 수 있을 것 같았고, 내가 애정하는 콜라가 10배쯤 맛있어지는 기적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캐나다에서 바싹 마른 맥머핀을 먹기 전까진 말이다.


그렇게 이 먼 타국에서 한식을 해 먹거나, 한국 스타일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물론 가끔 푸틴 같은 캐나다 음식을 먹긴 했지만 본토 욕심은 버린 지 오래되었다 (내가 본토 욕심을 버리게 된 이야기는 이 전 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


https://brunch.co.kr/@canadanomad/19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남편한테 전화가 왔다.

"도넛 먹을래?"


참고로 나는 도넛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캐나다에서 먹은 도넛은 그때까진 팀홀튼 보스턴 크림이 다였는데, 캐나다에서 워홀을 했던 친구가 더블더블과 더불어 엄청나게 추천한 간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게 처음이자 (거의) 마지막이 되었다. 남편과 아이들은 여전히 보스턴 크림을 찾아 먹었지만 난 가끔 캐럿케이크 머핀을 사 먹을 뿐이었다.


그런데 도넛이라니?

"그래. 그대가 좋아하는 도넛이니, 사 와"

"응, 주변에 지나가다가... 평점이 좋길래. 그럼 사갈게"


그리고 이때가 내 도넛의 역사를 새로 쓴 날이다.


당신이 만약 도넛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토론토에 살고 있거나, 토론토나 나이아가라로 놀러 갔다가 토론토에 하루라도 묵게 된다면. 차로 40분을 달려서라도 토론토 외곽에 있는 이 도넛집을 절대 지나쳐서는 안 된다.


바로 크레이브 도넛 (Crave Donut)이다. 

토론토 GTA에 있는 크레이브 도넛

토론토 GTA (Greater Toronto Area) 중 한 도시인 오샤와와 윗비에 있는 핸드메이드 도넛집이다. 가족끼리 운영하던 이 작은 도넛집은 팬데믹 동안에도 늘 도넛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이미 로컬 맛집으로 인정받은 곳이다. 관광객이 갈만한 곳이 아니라는 것도 한 몫한다.  


구글 지도 - 토론토 ~ 윗비


너무 달지 않은 도넛. 도넛 빵이 느끼하지 않고, 딱 적당한 쫄깃함을 맛볼 수 있는 도넛. 손으로 빚은 손맛이 절로 나는 도넛. 넘쳐나는 토핑과 꽉 찬 속. 도넛 한 개가 너무 커서 깜짝 놀라고 마는 엄청난 크기. 캐나다 사는 사람들한테 선물로 사주면 백이면 백 칭찬 백번 받은 집. 그 자리에서 그 사람도 바로 단골이 되어버리는 곳. 그곳이 바로 크레이브다.


위치: 내가 온타리오를 떠난 사이에 지점이 하나 더 생겨서 윗비에 하나 그리고 오샤와에 하나가 있다.

    오샤와 지점: 115 Wentworth Street West, Oshawa, ON, Canada

    윗비 본점: 102 Lupin Drive, Whity, ON, Canada

메뉴: 언제든 맛볼 수 있는 클래식 메뉴와, 비건 도넛, 그리고 시즌 메뉴가 있다. 도넛 메뉴 중에 맛없는 게 하나도 없다. 다 맛있음.

운영 시간: 월/화 휴무. 수요일 ~ 일요일 (오전 9시 - 오후 4시)

살면서 먹어 본 도넛 중 넘버 원 - 보정 없는 실사사진


캐나다 동부에서 서부로 이사 온 후 아쉬운 게 단 하나 있다면 바로, 크레이브 도넛을 못 먹는 거다. 그게 억울해서 이사 온 뒤 동네 유명한 도넛은 다 먹어봤고, 홈메이드 도넛도 사 먹었는데 그 뒤로 다신 안 먹었다 (다른 사람들이 맛있다고 한 거, 평점 높은 것만 골라 먹었다. 다들 맛있게 잘 먹는 도넛들이라는 점. 다시 한번 강조한다). 하하하. 심지어 한국에 여행 가서 도넛을 먹고, 그 뒤로 한국 여행 기간 동안 도넛은 안 사 먹었다. 하하하.


왜냐면, 난 도넛을 딱히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크레이브 도넛을 대체할 도넛을 찾기 위한 여정 - 모두 실패

그래서 더욱, 너무 강추하는 숨은 로컬 맛집. 나도 너무 먹고 싶다.

아, 포스팅 괜히 올렸나? 나만 알고 있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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