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랑 경쟁하는 신세
은퇴를 앞둔 사람이라면 크게 상관없겠지만, 이직으로 몸값을 높이고 싶은 사람, 아직 회사에서 더 버텨야 하는 사람, 정년까지 자리를 지킬 사람 모두에게 AI가 가져올 파장이 만만치 않다. 지금 가진 유일한 밑천이 기계로 대체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무료버전인 3.5와 유료버전인 4.0의 차이는 눈에 띌 정도다. 사람들이 4.0을 사용하는 방식을 보면 내가 대학원 때 공부한 게 다 아까울 지경이다. 내가 그 때 나만의 GPT를 만들었으면 얘가 기존 논문도 정리해줬을 거고, 실험 결과 통계 모델도 알아서 골라 줬을 거고, 통계 분석까지 해 줬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지금도 기가 막힐 지경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줄어 들었을지 상상이 안간다.
GTPs 스토어에 들어가면 추가 기능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다. 적어도 업무 관련 유능한 비서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과거 애플의 앱스토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만큼의 센세이션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생성형 AI가 오픈 AI의 챗GPT만 있는게 아니라는게 더 무섭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제3원칙까지 갈것도 없이 우리는 AI의 등장만으로도 일자리 위협을 느낀다. 그도 그럴게 산업시대 혁명, 디지털, 인터넷이 가져 온 사양산업과 대규모 해고에 대해 배우고, 심지어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자란 세대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업무의 대부분이 보고서 작성,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코딩, 비디오 편집과 같은 일이라면 다양한 생성형 AI의 등장은 말 그대로 동공지진을 일으킬만한 일이었을 것이다. 달리가 그린 손가락 여섯개 그림을 보면서 웃다가도 클로드가 쓴 보고서를 읽으면서 '나 보다 나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흠칫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우리에게 전문가는 말한다. '생성 AI는 여러분의 생산성을 높힐 수 있는 기술이지, 여러분의 일자리를 빼앗는 기술은 아니에요' 라면서. 이 얘기의 진위 여부를 떠나 생성 AI, 나아가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 나오는 순간, 많은 일자리가 없어질 수 밖에 없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냥 팩트가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 어떻게?
단순하다. AI가 내 기술을 보완해주는 방식으로 이용하거나, AI 보다 인간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 그게 바로 AI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자,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전략이다.
2024년 1월 IMF의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직업의 약 40%가 AI 기술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AI 기술이나 도구를 자신의 일에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사람들의 소득은 점차 높아져서 소득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미 임금이 높은 사람들이 AI 기술에 더 빨리 적응하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활용하면서 자신의 더욱 소득을 높이게 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의미이다.
AI가 잘하는 업무는 대게 자동화가 가능한 반복업무다. 자동화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AI의 기술로 대체될 위기에 쳐해있다. 수학적 계산이나 통계와 같은 기계적 처리는 이미 사람을 넘어선지 오래다.
다만, 생성형 AI라는 것은 결국 인풋이 좋아야 아웃풋이 좋은 통계형 데이터베이스나 마찬가지다. 아직까지는. 따라서 인간이 돋보일 수 있는 부분은 계산되서 나온 값을 바탕으로 기존 전략에 통합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을 진두지휘 할 때이다. 유추, 분석, 비교, 조율, 협상, 눈치보기, 공감. 이런것들 말이다. 추가로 생성형 AI보다 사람이 잘 할 수 일은 다음과 같다. 시각적 추론, 협업, 의사소통과 같은 대부분의 소프트 스킬이다. 이렇게 보면 행간을 읽는 능력과 공감능력이 현재 챗GPT가 가장 어려워 하는 스킬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예언서를 쓴다면, 아마 이런 문구가 되지 않을까?
사람이여, 더욱 사람이 되라! 그래야 살아남을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