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폭염, 이사, 텃밭 가꾸기로 쉬었던 차박여행. 이제 슬슬 준비합니다.날씨도 한풀 꺾였나 봅니다.새벽엔 추워 이불을 발끝까지 덮어야 하네요. 양배추가 3 포기만 시들었고 나머지는 살아났어요. 이제 쑥쑥 자라서 햇볕으로부터 지켜내었다고 뿌듯하지만 배추벌레가 많이 생겼어요. 처음엔 예쁜 배추흰나비가 날아와 환영했는데 이제는 싫습니다. 양배추 잎은 배추흰나비와 민달팽이가 먹어 처참합니다. 농약은 치지 않고 나무젓가락으로 잡아냅니다. 하루에 세 번씩 20 마리 잡아요. 배추벌레는 똥이라는 흔적이 있어 금방 잡을 수 있어요. 민달팽이는 눈에 보이지 않아 유인제를 씁니다.
텃밭이 있어 멀리는 가지 못하지만 길면 3박 4일 정도 차박준비를 해봅니다. 우리는 차박후 주로 등산을 하기에 체력 기르기가 필요합니다. 첫째 걷기 연습입니다. 아침저녁 동네 한 바퀴 걷기를 합니다. 아침엔 5km , 저녁엔 3km 들길을 걷습니다.
일어나자마자 들길을 걷습니다. 5km를 걷고 식사를 합니다. 6시 집을 나섭니다.
여명은 지났고 정신은 맑은 새벽시간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집 앞부터 논길입니다. 아쉬운 것은 모두가 시멘트 포장도로입니다. 초록 물결 논의 색이 참 예쁩니다.
끝집의 노부부는 창고에서 일을 하시는데 매일 만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게 인사를 하는데 어르신들은 일을 하시는데 우리는 운동하러 가니 죄송하기도 합니다.
이 길은 1.5km 정도 되는데 차가 잘 다니지 않아 걷기에 참 좋은 길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다니다 보니 이웃마을에서 살고 계신 귀촌하신 이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서로 인사하며 몇 분 동안 이야기 합니다. 서울서 오신 부부 그분들을 서울댁이라 부르고요, 그다음 팀은 부산댁입니다. 부인은 말을 잘하고 남편은 좀 무뚝뚝합니다. 그래서 부인과 우리가 이야기하는 사이 앞서 가버립니다. 다음은 귀향을 하신 면장님 아들 군이 출신 남자분입니다. 어쩌다 한 번쯤은 부부가 걷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축사 사모님인데 수술을 하시고 다리를 저십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걷는가 봅니다. 그 외에도 여자분만 2-3팀 더 걷는데 인사만 하고 말을 잘하지 않습니다.
처음 왔을 때는 작은 모가 자랐는데 벼이삭이 피어나는 논을 지납니다. 이논은 벼이삭이 여물어 가고
이 논은 벼꽃이 올라오는 중입니다. 이 길을 걷기 시작한 열흘 전에는 아무 논에도 벼이삭. 아니 벼꽃조차 없었습니다. 그런데 변하기 시작하는 게 보입니다 병충해방제를 하고 물대기를 시작하고 있더군요.
이곳은 저수지에서 흘러오는 수로가 있습니다. 그러나 수로가 논보다 낮게 흐르고 있어 양수기로 물을 끓어 올리는군요. 양수기를 틀어 놓은 논들이 눈에 뜨입니다. 벼꽃이 올라올 즈음 논에 물을 채웠다가 뺀다고 합니다. 농부들의 움직임에 이어 벼들도 하루가 다르게 이삭을 피워 올립니다.
어제까지 자라고 있던 수수들이 저렇게 사료로 변했네요.
이 호박은 벌써 누렁이로 변했습니다.
뒤로 등지고 걷지만 돌아보면 동쪽 끝에서는 붉은 기운이 보입니다.
걷는 사이 해가 떠올라있습니다. 아주 커다랗고 붉은 해입니다.
억새 위로 보이는 이 집은 70대 귀농인이 산답니다. 아직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저녁에는 이곳이 반환점입니다.
이곳을 지나면 언덕길로 올라섭니다.
태양광 발전소를 지나
교회까지 갑니다. 여기가 반환점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항상 같습니다. 돌아가는 길은 여러갈래 길을 걷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