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에 머물다-남편의 꿈, 한걸음 내디뎠습니다.
귀촌 대기만성
고흥으로 귀촌 후 남편의 꿈, 한걸음 내디뎠습니다.
젊어서는 직장을 잘 다녔지만 일찍 퇴직을 하게 된 남편, 나이 50이 되도록 무엇을 잘하는지 알지 못하고 그저 세상의 흐름대로 밀려 살았다고 했습니다. 직장 이직 후 짧은 시기 동안 개인사업도 해보았지만 힘들었고........
그러나 그 후 '나의 장점은? 내가 무엇을 잘하는가? ' 생각하고 또 생각한 후 찾은 장점은 등산과 글쓰기라 했습니다.
그때는 백수라 여유로운 시간 때문에 고등학교 동기회산악회장을 맡았습니다. 코스 정하기에도 능하고 친구들 먹이느라 많은 짐을 메고 산을 오르기도 잘했답니다. 밴드에 등산 후기를 올리면서 호평을 받았지요.
그제야 찾은 남편의 꿈은 이랬어요.
첫째는 딱 한 시간이라도 멋진 옷을 입고 진지하게 강의실에서 강의를 해보는 것이고
둘째는 작가가 되는 것이었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섰지요. 남편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제 몫이니까요.
독자 없는 글을 쓰면 안 되기에 우선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찾았습니다. 카페, 블로그, 페이스북 등등
그때 제일 활성화된 것이 밴드였습니다.
처음 일 년 간은 회원이 20~30명의 정도로 운영했으나 꾸준히 글은 썼고요 어느 날 20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게 되었어요. 오늘 못 가면 내일도 못 간다라는 밴드입니다.
그러다 우리가 페이지가 생겼음을 알았고 그중 100대 명산과 명산 100+ 백두대간 등 등산하는 부분만 빼서 페이지로 옮기고 나머지 차박여행기는 두 곳에 다 올렸습니다.
어느 날 1000명이 넘는 구독자가 생겼고 점차 늘어 이제 구독자 수는 7600여 명입니다. 그중 인기글은 약 1000 뷰를 넘깁니다.
페이지 100대 명산차박도전기와 밴드 오늘 못 가면 내일도 못 간다는 우리에게 너무 소중한 공간입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앞서 운영했던 밴드에는 더 많은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주작 가는 남편인데 모두가 다쓰지는 못하였습니다. 남편은 감동이 있어야만 글을 씁니다. 그래서 빠지는 산이 생깁니다. 그러면 나머지 산은 제가 보조기록으로 글을 남겼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구성이었지요. 그래서 저도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다 제가 적는 글이 더 많아져 버렸습니다.
한 달에 한번 친구들과 등산, 한두 번은 부부끼리 차박여행을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친구를 떠나 부부만 차박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차박여행의 이야기는 밴드와 페이지 속에 들어 있습니다. 밴드를 시작한 지는 7년, 페이지는 4년이 지났네요.
그리고 김가민가 했던 우리에게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구독자님의 소개로 월간지에 원고를 기고하고 있는데요. 원고료도 받습니다. 돈이 되는 일의 시작 인 셈입니다.
고흥 SNS작가단에 응모하여 선정되었습니다. 2번째로 돈이 되는 일이네요.
밴드와 페이지에 적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하던 일을 하고 있는데 지금은
조금의 수입이 생긴 것이지요.
우리 부부가 꿈을 이룬 것 같아 기쁘면서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은 어떻게 발간하나요?
해답으로 찾은 것이 브런치스토리입니다. 브런치스토리에 작가신청을 했고 남편은 단번에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었습니다. 저는 낙방했어요. 그래서 재수를 할 예정입니다. 남편의 글에 보조하려고 글을 쓰던 저도 남편의 꿈에 숟가락 하나 얹었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작가의 꿈을 꿉니다.
강연은요? 저는 아니에요. 혹시 남편이 강연을 나간다면 저는 파워포인트 만들고 시나리오 쓰는 일을 맡을 거예요.
남편의 꿈에 한발 다가갔습니다. 작가도 강연도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주 깔끔한 양복을 입고 강연을 할 수 있는 날이 한 번이라도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조금씩 정리하다 보니 옛 추억이 소록소록 올라옵니다. 그리고 조금 소원했던 우리도 그때는 그랬었지 하면서 행복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