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울증에 관하여#29
달콤한 꿈을 꾸었다.
어딘가 아련하고 설레었던
그 시절의 네가 그곳에 있었다.
깨고 싶지 않은데,
곧 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서둘렀다.
더 예쁜 모습을 너에게 보이기 위해
한 번의 따스한 손길이라도 더 닿기 위해
그렇게 나는 애가 탔나 보다.
그 시절 너는 아직도 나이겐 그 모습 그대로
나를 보며 새하얗게 웃어주는구나.
지금의 나를 보아도 너는 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오염되어 버린 나의 모습으로
네 앞에 나는 설 수 없을 것이다.
구원은 스스로만이 할 수 있는 것일까.
자유는 내가 원한다 해서 얻어지는 것인가.
다른 그 누구도 다른 이를 구원할 수 없다는 걸,
내가 원한다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자유가 있다는 것을,
나는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것일까.
함께 있지만 외로울 수 있고,
홀로이지만 충만할 수도 있다.
구원을 해준다는 사람들은
진정 본인이 신이라고 생각을 하는 걸까.
달콤한 시절의 나는 구원을 받았던 걸까
그것 또한 상대가 아닌 상대를 향한 설레는
내 마음이 나를 구원했겠지
결국에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어 나로 인해
끝나는 건데 이 무력감은 무엇인지.
세 아이의 엄마
한 남편의 아내
직장인으로서의 나
어느 곳 하나 나의 우울증을 지지해 줄 자리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