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에 더 몰입하도록 돕기
우주에 관심을 갖게 되다
책을 빌리든, 사든, 그건 각자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아이가 어릴 때부터 집에 꼭 있어야 할 책이 있다면, 나는 과학책, 그중에서도 자연관찰 책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책은 아이의 호기심을 해결해 주는 도구이다. 궁금할 때 바로 펼쳐볼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주문하는 사이, 도서관에서 빌려오는 사이에 호기심은 시들해진다. 그래서 과학책은 집에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 아이는 '우주'를 자연관찰 책 시리즈를 통해 만났다. 아이는 우주 관련 책을 마르고 닳도록 읽었고, 그 사랑은 네 살부터 시작되어 다섯 살 때 절정에 달했다. 그 시기에 나는 우주 관련 영어 영상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유튜브 노출로 영어학습
아이는 책이든 영상이든, 한 번 꽂히면 그것만 파는 성향이었다. 그래서 우주 관련 영어 영상을 정말 수도 없이 반복해서 봤다. 그러다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영어 단어를 읽기 시작했다.
'Mars라는 글자가 화면에 뜨고, '말~스'라는 소리가 나
오는 걸 수백 번 본 끝에, 아이는 'Mars'는 '말-스'라고 읽는 것이라는 걸 저절로 익혔다.
나는 유튜브 영어 노출 예찬론자다.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를 통해 스트레스 없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는 이 방법보다 더 좋은 영어학습법은 찾지 못했다.
앞서 언급한 『현서네 유튜브 영어학습법』의 저자 배성기 작가는 한 교육 전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주는 것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책과 함께 적절한 시청각 자료를 병행하면 학습 효과가 훨씬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영어책으로 엄마표 한다고 애 앉히느라 화내고, 읽어보라고 재촉하고, 못 읽으면 또 한마디 하게 되는 것보다 그저 편하게 아이가 좋아할 만한 영어 영상을 틀어주는 것이 훨씬 더 평화롭고, 아이와의 관계도 긍정적으로 유지된다.
몰입 도와주기
사실 우주만 좋아하는 모습이 점점 심해져 걱정한 적도 있다. 한동안은 미술학원 수업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행성만 그려서 선생님을 뵙기가 난감했고, 집에서도 클레이나 매직큐브 같은 걸로, 노는 족족 전부 태양계를 만들어버렸다.
책도 마찬가지. 우주 관련 책만 반복해서 읽었다. '다른 책 도 좀 읽었으면' 하는 마음이 늘 있었지만, 「공부 머리 독서법』 의 저자 최승필 작가가 "독서 편식은 천재들의 독서법"이라고 한 걸 보고 마음을 내려놓았다. 아이의 독서 편식은 그만큼 몰입하고 있다는 신호였고, 우리 아이는 우주에 몰입 중이었다.
그래서 나는 걱정하는 대신 아이의 몰입을 돕기로 했다. 더 재미있는 우주 영상을 찾아주고, 다양한 우주 관련 책을 빌려와 집에 펼쳐두었다. 우주과학관에도 가고 태양계 관련한 만들기 놀이도 많이 해주었다. 그렇게 아이는 4~6세 시절, 블랙홀에 빠져들듯 우주의 세계로 깊이깊이 들어갔다. 영어와 함께.
그러다 그 관심은 우주에서 지구로, 지구에서 자연환경과 동식물, 바다, 갯벌로 확장되었다. 그 여정의 곁에는 늘 영어 영상이 함께 있었고, 영어는 아이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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