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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쿼카의 하루 Sep 30. 2024

세상에서 가장 유능한 소년 3

  나는 베타에듀 학원의 전신(前身)이었던 그 학원에 다닌 이후로 나의 내면과 가치관에 꾸준한 성장이 있어왔다. 학원의 원장님이셨던 베타에듀 심규필 전 대표 그리고 이호진 현 대표, 또한 미처 소개하지 못한 모든 은사님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그 학원은 내가 '중학교 중퇴'라는 다소 무모하지만 꽤나 고심해서 내렸던 그 결정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원에서 느껴지는 자율적인 면학 분위기와 쾌활하고 자기주도적인 분위기는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기도 하기 때문에 날 선 양날검과도 같다. 그렇지만, 당시 나의 수학 강사님이셨던 이호진 대표를 비롯한 많은 강사님들에 대한 체벌 허용과 - 당시에 생각보았을 때  - 다소 과격했던 수업 진행 방식이 양날검의 한 쪽 면만을 절묘하게 무디게 만들었다.


  그 학원에서의 가르침과 수업 방식, 그리고 그 안에 소속되어있을 때의 내면적 변화도 앞으로 나에게 중요한 인격 형성을 위한 시간들이었지만, '학원 밖'에 있었을 때의 시간도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나는 중학생 때 중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 교육 제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대학교나 대학원이라는 고등교육기관과는 완전히 등을 지고 살아갈 수 없다는 판단이 서게 됐다. 그곳에 모든 교육 인프라, 인적자본, 네트워크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계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해서 학위를 따는 것은 거의 필수적인 절차이다. 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두 가지 선택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다. 특정 과학고나 외국어고등학교와 같은 특목고에 진학하든지, 아니면 끝까지 공교육 제도와는 척을 지고 자율성과 시간 활용의 기회를 흡수하든지, 둘 중에 하나를 말이다. 나는 어떤 선택을 내렸을까? 나는 당시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포기한다. 혹자는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창조의 양친 중 한 명은 적어도 '자율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자율성이라는 비옥한 토양 아래에서 창조의 씨앗은 움트기 시작한다.



  나에게는 기상시간부터 학원에 가는 10시 전까지 빈 시간이 존재한다. 그 시간에 나는 내가 이전부터 해왔던 것들을 쭉 진행한다. 나의 모닝 루틴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일어나서 이불을 개고, 세수를 하고, 엄마가 차려준 빵과 스프나 과일같은 간단한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양치질을 하고, 머리를 감고, 아침 일기를 쓴다. 내가 아침 일기를 쓰는 방법은 간단하다. 어떠한 질문지도 없이 그저 아침에 생각나는 것들을 주욱 길게 한 문단으로 길게 늘여서 쓰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침에 드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내가 가장 아끼는 앞면이 하드보드지인 수첩 하나를 꺼내서 훑어 본다. 거기엔 내가 생각하기에 위대한 발명품이 될만한 아이디어들을 적어놓았다. 그 다음에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러닝화를 신는다. 하천길로 나서서 1시간 동안 달리기를 하기 시작한다. 페이스는 1km 당 6분 정도로 10km에 가까운 거리를 뛴다. 7이나 8km를 뛸 때도 있다. 집에 돌아오면 한숨을 돌리고 다시 간단히 샤워를 한다. 그리고 10시에 학원에 가서 공부를 시작한다.


  힉원에서 수업과 자습이 끝나면 4시 정도이다. 전과목을 모두 공부하지만 그 정도면 모든 것이 마무리된다. 나는 집에 돌아가서는 복습을 따로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내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를 공부한다. 요즘 들어 양자역학을 쉽게 풀어쓴 책을 읽고 있는데 아주 재밌다. 뇌과학과 심리학같은 분야도 한번 공부해볼 생각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인문이나 과학 도서말고도 소설도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무라카미 하루키, 셜록 홈즈 시리즈, 삼국지 등을 좋아한다. 나는 체스를 두는 것도 좋아한다. 밤에 시간이 조금 뜨면 스마트폰을 켜서 체스를 두기도 하고, 가볍게 시집이나 에세이집을 읽기도 한다. 자기 직전에 따로 일기를 쓰거나 하지는 않지만, 생각을 정리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명상이 좋다고 해서 명상을 하고 있다. 명상으로는 바디 스캔법을 이용한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한 부위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이완시키는 명상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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