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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쿼카의 하루 May 24. 2024

기타를 어떻게 배워야 할까요?

학원이냐, 독학이냐에 대한 대답

  나, 쿼카는 현재 다니는 학원까지 포함해서 총 3개의 실용음악학원에서 기타를 배운 경험이 있다. 심지는 성인이 돼서 동네 아저씨가 운영하는 허름하고 조그만 취미 교실같은 학원에 다닌 적도 있다.(원장님이 부업으로 학원 앞에 좌판을 벌이고 구두를 팔았다…)  또한 두 명의 기타 선생님에게 각각 개인 레슨을 받았었다. (개인 레슨은 숨고 어플을 이용했다) 기타 실력이 어지간한가보다 싶겠지만, 이곳 저곳 다니면서 레슨만 많이 받아보았다. 이쯤 되면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구나 싶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커리어상 그만큼 기타 입문자 혹은 초보자에게 학원과 독학에 관한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해 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사실은, 가장 오랫동안 다닌 레슨은 1년정도 되었고, 나머지 선생님들에게는 각각 1달, 2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여기서 누군가가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는다고 말한다면, 할말이 없지만… 시작해보겠다.



  우선 통기타를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쿼카 본인이 독학으로 할 수 있었던 것과 학원에서 처음 배웠던 것, 그리고 학원에 가서야 비로소 배울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나열하겠다.


 학원에서 처음 : 각종 코드를 잡는 법(C, D, …, A, B), F코드를 비롯한 바레코드 잡는 법, 코드 전환 훈련, 아르페지오 주법, 스트로크 주법과 리듬, 쓰리핑거 등

  독학 : 코타로 오시오의 연주곡(황혼, 바람의 시, 파이트 등), 마사아키 키시베의 연주곡(smoker, time travel 등), 코타시브, 팜뮤트, 어택뮤트를 비롯한 테크닉

  다시 학원 : 같은 코드 변형해서 잡는 법, 세븐코드의 종류와 잡는 법


  매우 복잡하게 설명한 것 같지만, 사실 간단하다. 기타를 처음 잡아보고 학원에 가면 제일 먼저 코드를 잡는 방법과 제일 기본적인 오른손 주법들, 그리고 리듬을 배운다. 기타가 처음이니만큼, 낯설고 막막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눈이 뜨이고 감이 잡힌다. 그래서 1~3달 정도 열심히 배우면 간단한 가요에 맞춰 반주를 할 수 있게 되고, (교회에 다닌다면) 찬양을 부를 때 기타 반주를 곁들일 수 있다.


  독학의 영역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그보다 더 위에 있는 잔가지들이다. 공부로 비유를 하자면, 전공하는 학문의 세부 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고등학교때부터 푹 빠진 핑거스타일을 파고들어서 연습했다. 핑거스타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코타로 오시오상의 여러 대표곡들을 섭렵하고, 갈고 닦았다. 특히 '파이트'라는 곡의 경우에는 화려하기가 드럼이나 일렉기타를 버금갈 정도이다. 기타를 타악기처럼 활용하는 여러 뮤트방식들이 등장하는데, 쿼카같은 경우에는 영상들을 연구하고, 카페의 글들을 참고해가면서 독학으로 습득할 수 있었다. 코타시브 같은 경우에는 매우 어려워서 반 년 가까이 영상을 분석하고 연구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파이트를 처음 배웠을 시절에는 거의 끝까지 완곡할 수 있었지만, 이미 기억이 망각의 강을 넘어가버리는 바람에 뱃삯을 주고 데려올 수밖에 없는데 상당히 귀찮아서 무기한으로 보류중이다…


  다시 기타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서 방문했던 실용음악학원에서는 그보다 더 심화된 것들을 배운다. 마치 같은 전공에 학위가 업그레이드되는 느낌이라면, 모두가 비웃을 수도 있지만, 비유하자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 상태에서 학원에 가면 취미 수준에서 약간 위의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코드에 대해 더 깊숙이 들어가서 세븐코드에 대해서 이해하고, 더 나아가서 나인코드, 서스포코드 등과 같은 코드를 배우고, 여러 위치에서 변형해서 잡는 법도 배운다. 솔직히 너무 심화 버전이라서 이런 것들을 배워도 언젠가 써먹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하지만 쿼카 같은 경우에는 여기서 통기타 대신 일렉기타로 넘어갔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배운다. 일렉기타의 세계는 더욱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취미 이상의 것들, 이를 테면 실용음악학과 학생들이 배우는 것들을 들여다보며 목을 맬 필요는 없다.


  정리하자면, 기초 중의 기초를 배우려면 당연히 학원에 가야 한다. 학원에 가면 친절하고 재밌는 선생님이 있다. 그들은 우리가 기타를 잡고 있음에도 혹여나 지루해질까봐 잡담까지 섞어가며 기타를 가르쳐주신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심각하기보다는 유쾌한 성격이다. 흥도 있고 재치도 있고 무엇보다 끼가 있다보니 유머감각은 보통 이상들은 하신다. 가끔 입담이 터지시면 수업할때보다 더 재밌는 분도 존재한다. 기타를 입문하고 싶거나 이미 발을 들여놨는데도 이렇다할 차도가 없다면, 집 근처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기초를 배우고 나서는 심화 과목을 수강하는 자세로 넘어가야 한다. 본인이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서 듣는 대학생들이 그렇듯, 공부하면서 많이 얻어가기 위해서는 팔할이 학생의 손에 달려 있다. 많이 탐색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어도 좋으니 뛰어들어보자. 그 이후로 일렉기타로 넘어가고 싶다거나, 기타를 취미 이상으로 배우고 싶다면? 다시 실용음악학원이나 개인 레슨을 받는 것으로 돌아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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