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도 닳는다

기타를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는 이유

by 쿼카의 하루

오늘은 기타 자체보다는 그 악기가 내게 가르쳐준 인생 이야기에 대해 나눠보려 한다. 내가 기타를 치며 느낀 건, 결국 노력과 재능, 그리고 닳아가는 열정의 역학이었다. 우리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들을 많이 들어왔다. 어른들이 하도 성실성을 강조하고, 개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 스토리를 중시해서 MZ세대들이 그들만의 방법으로 표현한 풍자 유머가 있다. 바로 '노오력을 하라'가 그것인데, 그런 자조 섞인 유머를 하면서도, 청년층 사이에서는 자기계발서 열풍이 불었다. 그 중 <그릿>은 약 7년 전부터 베스트셀러였기 때문에 당시 많은 사람들이 구매했을 것이다. 지금도 많은 이들의 서가에 꽂혀있을 것이며, 내 책꽂이에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릿'의 의미는 대강 번역하여 '끈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전 세계인들의 '재능 신화'를 잠재워버릴만한 획기적인 책이라고 표지에서부터 호언장담을 한다. 여기서 재능 신화란 다른 게 아니라 노력보다 재능이 더 중요하다는 믿음을 의미한다.


<그릿>은 '재능'보다 '노력'에 방점을 찍은 책이다. 저자는 '업적 = 재능x노력²'이라는 흥미로운 공식을 제시하며, 한 사람의 성취는 타고난 재능보다 반복과 끈기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또한 노력의 비중이 훨씬 높다는 주장을 하는데, 그에 따른 예시로 도예공을 들었다. 도예공이 도자기를 만들 때 재능은 분명 중요한 요소다. 그렇지만 숙련된 장인이 작품 활동을 할 때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노력'이다. 모든 예술가들은 시간을 쏟아서 작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 공식을 이해하면서도 어딘가 불편했다.


나는 이제 나만의 결론을 가지고 이 공식에 대해 다시 설명하겠다. 그 공식을 설명하기 위해 도자기가 아닌 기타를 활용할 것이다. 열정은 닳는 성질을 갖고 있다. 따라서 재능이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노력의 비중은 줄어든다. 천재는 이미 출발선부터 다르기에, 일정 수준에 빠르게 도달하고, 남은 열정으로 업적을 쌓는다. 반면 평범한 사람은 닳아가는 열정 속에서 아직 출발선에 서 있다.


나는 기타에 재능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정성하 같은 기타리스트처럼 악기 연습을 아주 일찍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제때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기타를 붙잡고 수년을 버텼다. 열정은 닳아갔고, 기타는 어느새 일상의 일부가 되어갔다. 그러나 여전히 펜타토닉 스케일을 외우지 못하며, 코드는 마이너와 메이저 수준으로 멈춰있고, 현란한 펑크리듬은 꿈에서나 연주할 수 있다. 이는 적나라하게 말해서 기타를 잡고 연주하는 일에 무덤덤해지고 지겨워졌기 때문이다. 기타에 대한 열정이 닳고 닳아버렸다.


따라서 기타를 취미 이상으로 생각하고, 기타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당부드린다. 부디 열정이 닳기 전에 꼭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자기가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최대한' 일찍 시작하고 시간을 아껴서 연습하라. 그것은 당신이 기타리스트라는 꿈을 그저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마침내 세상에 펼칠 수 있는 비법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확언하건대 혹시 늦었다고 생각하면 괜찮다. 앞에서 소개했듯이 기타는 언제든 불씨를 일으킬 수 있을 만큼 멋지고 완벽한 악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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