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기타, 연주하기 전에 일단 들으세요

아는 만큼 들린다

by 쿼카의 하루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리는 만큼 연주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격언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맞는 말이다. 현대 과학자들은 우리가 작은 지식이라도 습득하여 내 것으로 만들면, 물리적으로 뇌가 변화하며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고들 한다. 비단 세상의 실용적인 지식뿐만이 아니라,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음악의 '쉼표'라는 개념을 배워서 알고 있다면, 우리는 연주하지 않는 시간이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연주의 한 부분임을 안다. 악보의 '마디'나 '박자표'를 읽을 수 있다면, 우리는 흘러나오는 노래에 엇박과 정박을 구분하며 박수를 칠 수 있을 것이다.


일렉기타라는 만만치 않은 악기를 연주하고 싶은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일단 음악 이론의 기초에 대해서 조금 공부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앞서 말한 예시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면 굳이 더 공부할 필요는 없겠지만, 모르겠다면 악보를 보는 법이나 기초적인 교본을 구해서 공부하고 익혀야 한다.


기초적인 음악 이론 말고도 일렉기타를 배우면서 알아야 할 것들이 꽤 있다. 펑크(Punk)락에서 자주 사용되는 파워코드라든지, 블루스음악에서 자주 사용되는 스케일인 펜타토닉 스케일이라든지, 일명 쨉쨉이라고 불리는 펑크(funk)리듬. 이름만 들어도 숨이 차지 않는가. 사실 지금까지 설명한 것들은 아직 실력이 만년 초보자로 머물고 있는 쿼카도 오래전부터 들어온 것들이다. 이중에는 내가 직접 찾아서 독학으로 연습한 것도 있고, 선생님을 통해서 배운 것들도 있다. 실제로 펜타토닉같은 실용적인 이론을 이해했을 때 또 다른 차원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일렉기타의 꽃은 누가 뭐래도 솔로이다. 솔직히 펑크리듬을 아주 기깔나게 치고 싶어서 일렉기타를 잡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이글스의 'Hotel california'정도는 들었다거나, 실리카겔의 'Desert Eagle'의 장엄한 솔로정도를 따라 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이런 솔로를 연습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일단 타브악보를 구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어렵사리 팝송은 구글링으로, 한국 음악은 유료 악보 사이트에서 구하는데 성공했어도 타브 악보에 익숙해지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타브 악보라는 것은 기타의 6줄을 눕힌 모양으로 줄 위에 숫자만 적혀있는 악보이다. 타브 악보에 익숙해지는 법은? 간단하다. 자주 보고, 자주 연주하며 타브와 친해져야 한다. 그러면 숫자와 선으로만 이루어진 타브 악보가, 언젠가부터 언어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아주 조금씩지만 말이다.


그런데 타브 악보와 친해진다고 어려운 솔로를 척척 해낼 수 있을까? 모두가 예상하겠지만 초보자의 입장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밴딩, 비브라토같은 테크닉적인 요소를 일단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하고, 손이 빠른 템포의 연주를 감당해낼 수 있어야 한다. 연주할 수 있는 손이 갖춰져 있다고 해도 악보만 보고 연주하려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음원을 듣고, 연주하고, 멈추는 무한반복의 굴레를 쉽게 벗어날 수는 없다. 밴딩과 비브라토를 계속 연습하다보면 알게 된다. 손끝이 아플수록 음악적인 문법들이 몸에 새겨지는 기분이다.


빠르게 멋진 음악의 솔로 연주를 직접 해내고 싶다면,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유튜브는 전 세계 모든 연주자들이 모이는 거대한 연습실이자, 공연장이다. 팝송의 경우 영어로 검색을 하여, 솔로 강의 혹은 타브 악보와 동시에 재생되는 음원 영상을 구한다. tutorial이나 with tab이라는 말을 제목과 함께 검색하면 된다. Hotel california만 하더라도 여러 버전의 강의와 타브 영상이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쿼카가 솔로 연주에 성공한 곡들은 다음과 같다.

AC/DC - Back in black, You shook me night all long

Eagles - Hotel california

Deep purple - Smoke on the water, Highway star

Pink floyd - Time, Comfortably numb

Red hot chili peppers - Dani California


도파민에 휩쓸리듯 새 곡을 찾아 연습했다. 그러나 흥분이 가라앉고 나면 공허했다. 열심히 흥에 취해서 솔로 연주를 하고 나면 남는 건 약간의 희열정도였다. 또한 연습을 한 노력만큼 항상 뿌듯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언젠가 속주의 벽에 부딪혔을 때, 일렉기타 솔로 연습에 흥미를 잃고 말았다. 그때쯤 연습한 것이 '리프'(riff)였다. 리프란 록이나 재즈 음악에서 주제처럼 계속 반복되는 선율을 의미한다.


https://youtu.be/3KgKoyaDgN4?si=eWCtyygy6MAsylwb

파리올림픽 폐막식에 LA올림픽 홍보 무대에 오른 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이 영상을 시청하면 초반부터 끝까지 계속 반복되는 기타 선율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록음악의 리프라는 것이다. 보통 음악에 리프가 들어가게 되면, 생각보다 세련된 느낌이고, 통일되어 있다는 인상을 준다. 리프를 연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계처럼 10초 남짓의 선율을 반복해서 틀리지 않게 연주할 뿐인데도, 신선한 재미와 희열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한마디로 가성비 있는 연주이다. 나는 그 단조로움 속에 음악의 본질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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