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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단 Sep 28. 2024

영어가 안되는 진짜 이유 4가지

이민 10년차의 고백

좋은 한 주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캐나다에 살기 힘든 이유 1위로 제가 꼽았던 '영어'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 합니다. 


저는 20살이 넘어서 중국어를 배웠는데, 중국어는 정말 재미있게 배웠고 지금도 중국어가 영어보다 더 편하답니다. 그런데 어릴때부터 배워왔고, 영어권에 살게 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영어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현재의 문제점을 잘 파악 할 때 그 문제의 본질을 잘 해결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는 이 영어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 한번 심도있게 분석? 해보기로 했답니다. 


제가 캐나다 살면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의견이니 재미로 봐주시고 또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우선 '영어가 안된다'의 의미가 기본적인 회화가 안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 유튜브 영상에서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해주시더라고요ㅎㅎ) 그래도 10년을 살았는데 기본적인 소통은 되야 하겠지요.


제가 말씀드리는 '영어가 안된다'의 구체적인 의미는 외국인들과 단지 의사 소통을 하는 것을 넘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대화, 그리고 대화가 지속되면서 편안해지는 단계를 염두해 두고 있다는 점 우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오늘은 4위부터 1위까지 4가지 정도로 한번 정리해보았어요. 


4위는요,  How are you? 에 대한 불편함입니다.


캐나다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참 익숙해 지지 않는 인사인 것 같아요. 

이 곳의 대화의 시작은 Hello, Hi 에 더해 항상 'How are you?'가 붙습니다.


‘하우아유?'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잘 지냈어?' 라는 말로 인식하는 순간 대화가 불편해집니다.


'처음 만났는데 언제 나를 봤다고 잘 지냈냐고 물어보는 걸까?'


그리고 오전에 만난 사람에게 잘 지냈다고 했는데 오후에 만나니까 또 물어봅니다.

'내가 오전에 잘 지낸다고 말했는데…'


두 사람이 대화하고 있는데 한사람이 더 와서 또 물어봅니다. 

'했던 말 계속 해도 되는거야?  잘지낸다고 증명이라도 해야하나..?'


사실 이 곳에서 How are you?는 '잘 지냈어? 잘 지내?' 보다 참 많은 의미가 있답니다. (뒤에 설명해볼게요)


이 인사가 불편한 이유를 찾기 위해 한국에서 흔한 만남 인사법을 생각해 볼까요?

 "오셨어요? 오는 길 힘들지 않으셨어요? 식사는 하셨어요?"


친구사이라면 

"어, 왔어? 밥 먹었어? 좀 피곤해 보이네? 잠 잘 못잤어?"


사람들과 인사 할 때 이렇게 시작하면서, 뭔가 친밀도가 상승하고, 정도 생기고 반가움과 편안함이 이어지는 대화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영어권 사람들에게 그대로 인사로 하게 된다면 아주 이상한 인사말입니다.


특히 '밥먹었어?, 식사하셨어요?'는 그걸 왜 묻는거지? 라는 어색한 상황이며,


'오늘 좀 피곤해 보이네'가 친한 친구에게 관심과 염려의 표시라면, 여기는 상대방을 기분 상하게 할 수 있는 비매너적인 발언이죠. (내 차림새가 몰골이 이상해 보이나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이전에 호주에 있을 때, 좋은 의미로 백인 친구에게 '너 피부가 정말 하얗다' (칭찬의 의미로 한 말)라고 하는데 그 친구가 당황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여기는 하얗다가 칭찬이 아니라 '너 창백해 보여, 안색이 안좋아 보여' 라는 말이더라고요ㅎㅎ 


이렇듯 뭔가 인사 시작부터 대화의 흐름이 흘러가는 방향, 표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캐나다 사람들과 대화가 물 흐르듯 흘러가는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곳의 하우아유의 의미는 여러가지가 될 수 있는데요, 

친구끼리라면 '어, 별 일 없지?' 이런 말이 될 수 있고,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그냥 '안녕하세요'의 의미가 될 수 있어요. 혹은 상점에서 직원이 이렇게 말을 건넨다면 친절의 척도를 볼 수 있는 말로, 친근한 인삿말, 혹은 도움을 주기 위한 전단계의 말로 인식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지인과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운 이유 3위는요 ‘다른 대화 방식’입니다. 


현지인들과 대화를 하다보니 저의 기존 대화 방식과 큰 차이점이 있었어요.


대화를 할 때, 한마디를 하고 꼭 상대방의 의견을 다시 물어보더군요. 마치 공을 내가 받으면, 곧 다른 사람들에게 토스를 넘기는 것처럼 질문을 받으면, 간단하게 대답을 하고 너는 어때? 라는 질문을 바로 하더라고요. 그것이 대화 매너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일단 질문을 받으면 성심 성의껏 대답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모든 아는 영어 표현을 다 동원해서 열심히 설명해 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이 여기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불편한 대화 방식일 수 있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한 사람과 대화를 꼭 마무리하고 다음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대화 예의입니다. 이야기하다 다른 사람이 와서 그 이야기하던 당사자와 마무리를 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은 예의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세명이 자연스럽게 같이 대화를 하면 모르겠지만)


또 다른 대화 방식은 표현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너 취미가 뭐야?(What's your hobby?) 가 아니라 

'너 재미로 뭐 하는 거 좋아해?'What do you do for fun?


'너 직업이 뭐야'(What's your job?) 대신 

'너 먹고 살기 위해 뭐 하니?What do you do for a living? 이런 식으로 질문을 합니다. 


교과서적인 전자의 표현 방식에 익숙한 저는 처음에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기도 힘들더군요ㅎㅎ


이렇게 질문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화 방식도 뭔가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 보다 둘러 둘러 말하는 것이 더 예의가 있는 표현법인 듯 합니다. 


예를들어 뭔가 함께 계획하고 싶은게 있으면 직접적으로 '주말에 뭐 할레?'라고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나 이번 주말에 어디 어디 갈건데.. '라면서 나의 이야기를 했을 때 상대방의 반응을 보고 초대 이야기를 꺼내야 한는 것과 같은... (진짜 파티를 계획해서 초대하는 것은 또 정식 초대장을 보냅니다ㅎㅎ)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긴 한데...

영어만도 머리가 아픈데 이렇게 대화 매너까지 고려해서 말을 꺼내자니 쉽지 않습니다.


2위는요 예상하시듯 ‘문화차이’ 입니다. 사실 앞서 말씀드린것들도 다 이와 관련된 것들인데요 여기서 말하는 문화차이를 예를 들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볼게요.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내가 마시는 커피만 가지고 간다면 조금 미안한 상황이라고 생각 할 수 있는데, 이 곳에서는 전혀 눈치를 볼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잘 모르는 사이인데 그 사람 커피를 같이 사가는 것이 이상할 수 있어요.(커피 취향을 알고 사가면 괜찮을 것입니다. 미리 물어볼 수 있어요) 만약 내가 라테를 좋아한다고 같은 라테를 같이 사갔는데 그 사람이 우유를 먹지 못하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커피에 우유, 크림, 밀크를 취향대로 무료로 넣어 줄 만큼 개인의 기호를 중요시 생각하는데 그 사람의 기호도 모른 채 커피를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마음대로 사가면 나는 호의로 한 일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좋은 일이 아닐 수 있어요. 


커피는 그래도 넘어갈 수 있지만 식사 초대를 했는데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알러지가 있는 음식을 한다면 또 아주 곤란한 상황이 됩니다. 


여기는 밀가루, 새우, 견과류 등등 각 종 알레르기가 많기 때문에 음식을 해서 주거나 손님 초대를 할 때 알레르기가 있는지 묻는 것이 필수입니다.(이런 것도 다 영어로 대화하는데 알레르기가 잘 없는 한국 문화에서 이런 대화는 자연스럽지 않은 대화 소재이죠)


또 내가 좋은 마음으로 누군가 밥을 사주고 싶어서 불렀는데 친구가 민망해 하거나 미안해 할까봐 맛있는 것들을 함께 쉐어하자고 하면서 내가 알아서 시키는 것도 아주 예의 없는 행동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뭔가 이렇게 나는 호의로 베푸는 행동들이 문화 차이로 매너가 없게 여겨질 수 있는 소재가 될 수 있기에, 일단 사람들을 만나자고 하거나, 같이 뭘 먹자고 하는것도 알기 전에는 좀 조심스럽답니다.


사실 언어라는 것이 문화와 크게 관련이 있습니다. 사실 위에 말씀드린 것 뿐 아니라 이것은 음악, 영화, 살아온 도시, 환경 등 모든것이 복합적으로 다 적용되는 부면이겠죠. 


이 모든 문화를 알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영어로 말을 걸고,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대화의 지속이 자연스럽게 되기 힘든 것 같아요.


1위는요 ‘그냥 영어를 어려워하는 나 자신’이 아닐까 싶어요.


영어가 어렵다... 사실 영어보다 더 어려운 언어도 많죠. 말씀드렸듯 저는 중국어를 재미있게 배웠는데요, 중국어가 어렵기로 따지면 너 난의도가 있는 것 같은데 저는 뒤늦게 배운 중국어는 정말 어렵다고 느낀 적이 없었답니다.


영어를 생활 언어가 아니라 학교에서 시험으로 처음에 배우다 보니, 어렵고 불편한 언어라는 프레임이 마음에 씌워져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압박감도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영어를 말할 때 발음이나 문법을 틀리면 안된다는 강박도 있고요. (저는 많이 틀리게 말합니다ㅎㅎ)


사실 이 곳은 이민자들이 많으니 아주 다양한 발음들과, 문법들?도 많고요, 캐나다 사람들도 말로 할 때는 문법에 안맞는 말도 막 쓰고 그러는 거 같아요. 


일단 맞든 틀리든 말을 해보고 영어를 하는 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잘 해야 하는 언어'라고 생각하는 것 보다 평생 배워 나가는 생활 필수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부담을 덜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노력을 많이 하면 할수록 언어가 느는 것은 맞지만 또 너무 빨리 성장해야겠다는 압박감은 생활에 더 많은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니 하루 하루 꾸준히 익혀 나가는 마음을 가지고 해 나간다면 점점 자연스럽게 현지인과 대화하는 날이 늘어갈 것 같습니다.




현지에서 생활하신다면 영어를 하는 것이 생활의 질을 높일 뿐 아니라 경제적인 이익과도 관련이 있으니 포기 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 실질적인 부면들을 다음에 또 한번 정리해 보도록 할게요. 


저 역시 부족하지만 현지인들이 많이 대화하는 주제들을 묶어서 한번 책으로 엮어 보았어요. 저처럼 영어 고민을 가지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써 보았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제 채널에서 구독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니 많은 분들 참여하셔서 선물 받아가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글을 목소리를 캐나다 생활이 곁들여진 영상(인종차별?에피소드가 추가된)으로 보기 원하신다면 여기를 클릭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좋은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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