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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단 Sep 21. 2024

힘들어도 캐나다 사는 이유

저번 글에서는 캐나다에 살기 힘든 이유에 대해서 몇가지 정리해 보았는데 이번에는 힘들어도 저희 가족이 캐나다에 살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 좀 정리해보았어요.


이번에도 5위부터 1위까지 5가지를 준비해 보았구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개인적으로 느꼈던 부분이고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민을 고려하시는 분들이라면 여러 의견들을 들어보실텐데요, 그 중 하나의 의견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캐나다에 살면서 이런점은 좋았다고 느꼈던 점 5위는요, 자기 효능감 상승입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해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믿음이라고 하죠. 이 욕구가 아이들에게 꼭 채워져야 하는 것이라는데ㅎㅎ 어른들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앞서 말씀드렸던 캐나다 살기 힘든 이유이기도 한 3시 3끼 음식 하는 일이 또 아이러니하게 이 욕구를 충족시켜 준답니다.


집에서 밥을 많이 해먹다보니 절로 할 줄 아는 음식들이 늘어나고요, 

제가 만든 건강한 반찬, 음식, 간식을 저희 가족에게 먹일 수 있다는 성취감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부족하지만 가족들이 맛있게 먹을 때면 이게 바로 행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요리, 베이킹 레시피를 정리해둔 곳이 있는데 관심 있으신분들은 들려서 구경하셔요)


가족 최애 간식 꽈배기


남편과 같은 경우도 한국에 살았으면 생각지도 못했을 일들을 합니다. 마루깔기, 페인팅, 화장실 세면대 교체, 자동차 오일 갈기, 타이어갈기 등등 왠만한 전문가가 할 일들을 해냅니다.

이사와서 남편이 시공한 마루와 페인팅한 모습


이 곳은 인건비가 비싸니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반 강제적으로 수리는 셀프로 하게 된답니다. 남편 역시 이런 면에 있어서 힘은 들지만 보람과 만족감을 느끼는 면이 분명 있다고 하네요.


내 공간을 내 손으로 가꾸고, 나와 가족이 먹는 음식을 내손으로 해 먹을 때, 이 자기 효능감이라는 것이 조금씩 쌓여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주고, 문제가 있어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는 듯 합니다.(그래도 몸은 힘듭니다..)


그래도 캐나다에 사는 이유4위는요, 마음의 편안함입니다.


양쪽다 살아보신 어떤 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몸이 편하려면 한국이고, 마음이 편하려면 캐나다다’라고요. 


한국의 편리함은 캐나다와 정말 비교할 수 없죠. 그런 편리함은 없지만 캐나다에서는 남과의 비교나 경쟁이 덜하기에 비교적 마음이 편안하다고 표현하신 듯 합니다. 


물론 저번에 말씀드렸듯 영어로 인해 오는 마음의 불편함은 있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마음의 편함은  ‘단체보다 개인을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비롯되는 거 같아요. 


‘각 개인의 삶은 중요하고 존중받을만하며, 내 삶이 그러하듯 다른 사람의 삶 역시 그만큼 소중하니 존중해야 한다’는 전제가 사회 전반에 깔려있다고 해야 할까요.


사소한 예를 들자면 아이가 학교에 가면 전원 출석이 잘 없습니다. 아이들이 아프기도하고, 혹은 가족 여행을 가기도 하고, 다양한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교에 오지 않는데 그에 대해 물어보거나 눈치 보는 일이 없습니다. 출석 일수만 채워진다면요. 선생님들도 잘 학교를 빠지더라고요. 그에 대한 대체 인력들이 항상 있구요.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1년에 주어진 휴가가 있다면 그 휴가를 사용하는데 눈치를 볼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저희 남편이 이전에 회사를 처음 들어갔을 때 얼마 되지 않아 부모님께서 방문하셔서 휴가를 1주일 넘게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입사를 했다면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또 일반적으로 야근이나, 회식과 같은 문화가 잘 없기 때문에 단체의 강요?에 의한 개인의 시간을 희생하는 일도 없습니다. 혹은 있다고 하더라도 원하지 않거나 어린 아이가 있다거나 하면  전혀 눈치 보지 않고 ‘노’라고 말할 수 있죠. 


이렇듯 단체의 질서를 위한 큰 틀과 규칙들이 있지만, 그 안에서 충분히 개인이 원하는데로 선택해서 결정할 수 있고, 그 결정을 존중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각 개인, 가정에 영향을 주고 그것은 삶의 질과 연관이 되는 듯 합니다. 


3위는요, 무상의료입니다. 물론 양날의 칼이라고 할 만큼 무상 의료의 단점들도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직 나이가 많지 않기도 하고, 아이를 캐나다 병원에서 조산하면서 실질적으로 의료 혜택을 경험해 보았기에 캐나다 병원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많이 있습니다. 

(이전에 의료 혜택 없을 때 응급실 가서 그 비용을 다 낸것도 같습니다. 무서운 캐나다 외국인 진료비


병원 검사를 위해 많이 기다려야하고, 가도 별 성과없이 돌아올 때도 있지만 (왠만하면 자체 해결하려고 합니다) 어쨌든 일단 큰 병 (암과 같은)이 걸려 병원을 가도 돈이 들지 않는다는 점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듯 해요. 


그리고 이번에 지인께서 많이 아프셔서 병문안을 가게 되었어요. 연세가 많으신데다 암으로 거동이 불편하셨는데 병원에서 간병인 역할까지 모든것을 다 해주더라고요. 그리고 참 잘해주더군요. 프로그램을 짜서 음악회를 하기도 하고, 동물들도 불러서 즐기게 해 주시고, 여러가지 마련들도 많이 있더라고요. 


한국에서는 부모님께서 몸이 아프시면 마음도 힘든데 경제적인 부분들도 참 많이 걱정이 되쟎아요. 이 곳은 그래도 경제적인 부담이 없으니 오롯이 부모님 병간호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느껴졌어요. 


물론 시설적인 면으로는 한국이나 미국 병원을 따라 갈 수 없겠지만 노후에 내가 아프더라도 비용적인 측면을 걱정하지 않고 나라에서 돌보아준다는 것이 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세금을 많이 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안아픈게 최고니 젊을 때 더 건강 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힘들어도 캐나다에 사는 이유 2위는요 ‘가족’이 우선순위가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가족이 중요한 나라이기에 가족이 없으면 외롭기도 하지만 저희 3가족만 생각하면 이 혜택을 오롯이 받는 듯 합니다.


저희 남편은 오후 3시반에 퇴근을 하는데요, 그 이후는 거의 아들과 놀아주는 시간입니다.( 남편은 다시 출근이라는 것이 함정) 아기가 어릴 때부터 예쁘게 자라는 모습을 둘이서 오롯이 볼 수 있었죠. (둘만 본다고 힘들었습니다만..ㅎㅎ)


보통 직장인들 퇴근이 4시반에서 5시 정도 되는 듯 합니다. 그 이후는 야근, 회식이 일반적으로 없기에 가족들이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됩니다. (저녁 근무를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럼 다음날 오전 오프라던지 해서 가족들과의 시간은 보장이 되는 듯 합니다.)


아이가 커갈수록 예체능 활동이 이 곳에서는 중요시 되는데 학교 마치고 뺑뺑이 학원차가 없는 이곳은 부모님들이 모두 픽업하고 예체능 수업도 데려갑니다. 가족이 가깝지 않게 생활할 수가 없는 시스템이죠.


그렇기에 더욱 가족이 그립기도 하지만 정말 여기서 태어나서 조부모님과 사촌, 친척이 다 함꼐 살 수 있다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 인 것 같아요.


힘들어도 캐나다에 사는 이유 1위는요, 자녀 키우기 좋은 나라인 것 같습니다


이민 1세대들은 희생이지만 자녀들을 위해 오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요, 자녀 키우기 좋다는 것이 꼭 교육을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여러가지 면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 캐나다에 오시면 처음 느끼는 것은 차들이 사람을 보고 멈추는데요, 특히 아이가 있으면 거의 100프로 서서 기다려줍니다. 주마다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지금까지 10년정도 살면서 그랬어요.(학교앞 30키로 준수, 벌금 200불) 한번은 버스도 멈춰주면서 웃으면서 지나가라고 손을 흔드는데 뭔가 육아에 지친 마음이 힐링이 되더라고요.


또 캐나다에 와서 처음 신기했던 풍경이 대낮에 아빠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이었어요. 한국 같았으면 아빠가 일을 안하고 이시간에 아이들하고 다니다니, 생활이 걱정이 될 정도였을 것 같은데...


지금은 캐나다 사회의 육아 휴가 시스템을 알고나니 그 장면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육아에 아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를 키워본 입장에서 아빠의 육아 참여도가 훨씬 높을 수 있다는 환경이 좋은 것 같아요(아빠가 아침에 데려다줌)


그리고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참 많이들 따뜻하게 말을 걸어주세요. 어떤때는 어른보다도 아이에게 유쾌하게 말을 걸며 농담하는 사람들을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길에서 뿐 아니라, 모임에서도 어른들은 항상 아이들을 대화에 포함시키려고 하고,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줍니다. 저는 이렇게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뭔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에서는 아이가 어려서 그런지 경쟁은 없는 것 같고, 잘 놀다 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저 아이가 학교에서 즐겁게 지내다 오는 모습이 참 좋구요, 글도 배우고 싶어할 때 조금씩 도와주니 잘 익히더라고요. 


저번 충격받은 가정통신문 영상에서 말씀드렸듯이 그 가이드 라인에서 보여지는 이 곳의 교육 방향이 성과보다 배움에 대한 즐거움이라는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 


여기서 대학을 다녀 본 남편의 말을 빌리자면 성적, 성과, 결과보다 창의성, 혹은 결 결과를 도출하기까지의 과정과 의사소통 기술을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는 듯 합니다. 


어떤 결론이나 답에 도달하는데 한가지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길이 있고 그것을 함께 이야기하는 그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더군요. 설사 틀린 답을 내린다고 할지라도요.


캐나다의 삶의 긍정적인 부면들이 더 궁금하시다면, 저의 우물안 행복, 캐나다 와 캐나다는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브런치북을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어디에 살든 장점과 단점이 있고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나와 내 가족에게 더 잘 맞는 곳이 있을 수는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남편은 캐나다 생활이 쉽지는 않지만 이 곳의 라이프 스타일이 저희에게는 더 잘 맞는 것 같아 긍정적인 면들을 보고 만족하며 지내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10년 가까이 살면서 캐나다 이민에 대한 장점과 단점으로 나누어서 한번 정리해 보았는데 이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젝 글을 목소리와 영상으로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그럼 모두들 환절기에 건강 유의하시고 좋은 하루,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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