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의 고백...
오늘은 제가 캐나다에 10년 가까이 살면서 캐나다에 살기 힘든 이야기를 좀 솔직하게 해보려고 해요.
여러 가지 중 오늘은 5위부터 1위까지 5가지 정도 준비해 보았어요.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제가 느끼는 이런 점들이 어떤 분들에게는 캐나다에 사시다가 진지하게 역이민을 고려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혹시 캐나다 이민을 고려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런 점들을 참고하셔서 도움이 되시면 좋겠네요.
캐나다에 살기 힘든 진짜 이유 5위는요, 음식 편리함 부재입니다.
캐나다는 한국처럼 편리한 배달 문화, 외식문화가 없습니다. 한국도 물가가 많이 올라서 외식비가 이전처럼 저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는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사 먹게 되면 맛있게 먹고 만족하잖아요. 캐나다에서는 비싼 돈 내고 외식을 해도 만족스운 경우가 잘 없는 것 같아요. 돈 내고 대부분 후회하게 되는 그런 외식이라고 할까요.
보통 3인 가족이면 팁까지 해서 50불-60불이면 (5-6만원이면)이면 정말 저렴하게 먹는 음식인데요, (배달은 배달 팁도 줘야 해요) 이렇게 먹고도 만족스러운 식사가 잘 없기에 그 돈 쓰고 먹을 바에 내가 정말 원하는 맛을 집에서 만들어 먹겠다.라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반 자발적 반 강제적 3시 3끼 집밥을 하게 된답니다. 그리고 밥보다 때로는 중요한 간식들도 필요하죠? 그래서 간식들도 집에서 만들어 먹습니다.ㅎㅎ
먹고 싶은 것을 못 먹다 보면 그 음식을 똑같이 만들어 먹어 보겠다는 집념과 집착이 생기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살다 보니 웬만한 음식, 간식은 집에서 먹게 되어 계획하지 않았던 요리실력이 늘게 되는 장점도 있지만, 정말 몸이 고되다는 단점이 있답니다.
한국에서는 당연히 먹을 수 있었던 음식들이 여기서는 정말 절절히 그리운 날이 있더군요. 이런 음식들은 단지 밥 한 그릇이 아니라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이 음식이라는 것도 여기 와서 더 느끼게 된 듯합니다. 그러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것이 캐나다 살기 힘든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캐나다에 살기 힘든 진짜 이유 4위는요 경제적인 어려움입니다.
우선 캐나다에서는 저축을 하기 어려워요. 매달 렌트비 아니면 모기지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이기 때문에 그 비용이 한 달에 적게는 100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기본 지출이 됩니다. 렌트비가 비싼 곳은 그 이상이겠죠. 그러면 아무리 많이 번다고 해도 생활은 팍팍해집니다. 생활비도 빠듯한데 당연히 저축을 하기는 어렵죠.
또 이렇게 자연환경 좋은 곳에서 밥만 먹고살 수 없으니 캠핑 한번 가려고 하거나 아이와 무엇 하나 하려고 해도 다 돈이 듭니다. 빠듯한 생활비에서 이런 비용들이 추가로 들어가려면 더욱 저축할 여유가 없어집니다.
특히 요즘은 들어오는 돈은 같은데 물가는 점점 오르고 있으니 정말 다들 생활하기가 쉽지 않은 듯합니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보통 부부가 맞벌이는 기본으로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아마 집값과 아이에게 들어가는 생활비와 여가 활동 비용을 충당하려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캐나다에서 살기 힘든 이유 3위는요, 가족입니다.
저는 결혼 전에도 외국 생활을 좋아해서 밖으로 많이 다니면서 지내는 것을 즐겨했었는데요,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게 되니 친정 시댁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되는 듯해요.
이곳은 주말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두들 아이 손을 잡고 밖에 나오시거든요. 그런 모습 보면 저희 아이가 할머니 할아버지께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를 못 준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저희도 노브레이크로 육아를 해야 하니 정말 힘이 듭니다.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가실수록 더 자주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캐나다가 워낙 한국과 멀어서 한번 가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장기간 일 빼기도 쉽지가 않습니다.(정말 기본이 천만원인 것 같아요)
이렇게 저희도 큰맘 먹고 가야 하고 부모님도 그렇게 오시라고 해야 하니 캐나다에 모시기도 쉽지가 않아요. 부모님 뿐 아니라 형제 지간이 있다면 아이가 사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그런 기회도 없게 되니 그런 점도 참 아쉬운 것 같아요.
캐나다에 살기 힘든 이유 2위는요, 위의 여러 부면들과도 연관되는 외로움입니다.
한국이 살기 팍팍하다고 하지만 그 안에 소소한 즐길 거리들이 많잖아요. 퇴근 후 친구들과 수다 떨며 마시는 맥주 한잔, 맛있는 야식, 저희 남편 같은 경우는 코인 노래방? 등 소소하지만 내 일상에 만족과 기쁨을 주는 것들이 있는데 여기는 그런 것들이 잘 없는 것 같아요.
마음 터 놓을 오랜 벗들도 없고.. 추운 겨울이 되어 집에서만 있게 되는 제한적인 상황이 오면 더욱 그런 외로움 더해지는 것 같아요.(저는 개인적으로 추위가 캐나다 살기 어려운 이유에 추가됩니다) 그런 날 또 맛있는 음식으로 풀려면 이번달 생활비가 빠듯해서 혹은 딱히 사 먹을 것도 없어서 내가 직접 음식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 그럴 때 좀 현타가 온답니다.
캐나다에 살기 힘든 이유 1위는요, 저에게는 영어인 것 같아요.
캐나다에 살면 이 영어라는 것을 '언어적인 다름'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듯합니다. 영어를 어느 정도 한다고 하더라도 캐나다에서 나고 자라지 않는 한, 이곳의 영어를 완전히 익히기는 힘들고 그것은 결국 이곳이 나에게 낯선 장소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내가 말을 하는데 내 말이 상대방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느낌, 상대방의 말을 100프로 알아듣지 못하겠고 대화 방향을 어느 쪽으로 잡아야 할지 모르겠는 이런 느낌을 매일매일 겪다 보면 뭔가 나의 정체성이 흔들린다고 해야 할까요.
정체성까지 가는 거 좀 너무 과장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실 수 있는데, 영어가 그렇게 걸림돌이 되면 사람이 같은 상황에서 더 소극적이 되고요, 이전의 나 같으면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 같아요. 나의 본모습을 좀 잃어버리게 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성격도 좀 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도 사람들과 대화하는 거 참 좋아하는데요, 학교 마치고 아이 픽업을 가면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면 어디에 어떻게 대화에 들어가야 할지 눈치 싸움을 해야 하고요, 그 말들을 이해하다가 말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물론 유쾌한 대화를 나눌 때도 있겠지만 그 에너지가 두 배는 넘게 소모되는 것 같고 그런 장소를 꺼리게 되는 것 같아요. 하교 픽업뿐 아니라 선생님과의 대화 모든 문서, 전화 등을 영어로 처리해야 하고, 일상생활 쇼핑 할 때 장 보러 갈 때, 혹은 심지어 산책할 때에도 이곳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스몰토크 문화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한답니다.
이렇듯 영어가 주는 스트레스가 살수록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끝이 나지 않는 숙제처럼 더해져서 캐나다에 살기 힘든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에 사는 이유가 궁금하시다면 저의 우물 안 행복, 캐나다 브런치 북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저의 글을 목소리와 영상으로 보기를 원하신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제가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구독하시는 분들께 이번에 작은 선물도 준비했으니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