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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단 Sep 06. 2024

시부모님께 인정받는 확실한 방법

딱 2가지로 결론이 났습니다

결혼은 두 사람만 잘 살면 되는것도 맞는데 두 사람의 가족들과도 잘 지내면 더 행복한 것도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부부 사이가 좋으면 서로의 부모님께도 더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듯 합니다.


저의 이전 글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캐나다로 시부모님께서1달 방문을 오셨어요. 제가 이번에 시부모님 방문으로 깨닫게 된 것인데요, 시부모님께 인정받는 확실한 방법, 제가 직접 경험한 딱 2가지만 말씀드릴게요. 


첫번째는 좀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저에게는 '김치'더라고요.


이것은 제가 캐나다라는 나라에 살기 때문에 특수하게 적용되는 것일 수 있어요. 부모님께서 밖에서 자유롭게 한식을 사 드실 수 없기에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 있으시고, 또 어머님께서 나서서 음식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시라는 상황도 있었어요. 


저번 글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존중의 아이콘이신 저희 어머님께서는 숙소도 따로 있기를 원하셨고 당연히 같이 계시는 동안에도 저의 부엌 살림에는 전혀 터치를 안하셨어요. 오히려 저에게 맡겨주시니 제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했던 것 같아요. 


그렇기에 제가 온전히 두분의 음식을 해드릴 수 있었고, 자연식을 좋아하시는 두 분을 위해서 저는 두 분이 오시기 전부터 물김치, 김치, 열무김치를 담아두었어요.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사실 반찬이 별거 없어도 시부모님께서는 김치 맛을 보고 깜짝 놀라시며 어떻게 이렇게 김치를 맛있게 담냐고 하시면서 모든 식사를 만족해 하셨습니다.(제가 잘 담는 것은 아닌데 저도 부모님의 반응에 놀랐답니다ㅎㅎ)


물론 시부모님께서 제가 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하니 격려해주시려고 하시는 말씀도 있으셨겠지만 두분의 드시는 양을 보고 저는 두분이 그냥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행복했습니다.


2주만에 거의 모든 김치가 동이나 숙소를 가실 때 배추 한박스를 더 해서 물김치 한통, 좋아하시는 열무김치 한통, 또 깍두기도 한 통을 따로 담아드리니 또 한번 놀라시더군요.


먹는 것에 염려가 많으셨던 어머님께서는 이번에 저의 김치를 드시고는 그런 염려를 싹 날리고 가신 듯 합니다.  


물론 제가 부족한 점들도 많이 보였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번에 확실하게 느낀 것은 '김치를 잘 담는 것만으로 많은 단점들이 커버 될 수가 있고 시부모님께 반 이상 점수를 얻는다' 였어요. 김치에 대한 신임이 다른 부면으로도 연결이 된다고 할까요..ㅎㅎ


(특히 제가 찾은 천연 재료로만 담은 깊은 맛이 나는 물김치 정말 추천드려요. 원하시는 분들을 위해 레시피 정리해둔 링크를 걸어둘게요.)


시부모님께 인정받는 확실한 방법 두번째는요,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제가 부모님과 1달을 살아보며 더욱 체감하게 된 핵심 요소인데요, 그건 바로 남편을 존경하고 잘 보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어요


저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어머님께서 ‘며느리가 왜 딸이고 며느리지’라는 말씀에 답이 있었죠? 두분께 맛있는 음식을 해드리는 것 보다 두분이 더 좋아하시는 것은 아들이 아내에게 존경받고 잘 챙김을 받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어요.


예를들어 제가 어떤 때는 두분을 챙겨드리느라 남편은 혼자 알아서 잘 챙겨 먹으니 신경을 잘 못쓰면 오히려 그런 점을 불편해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두분을 잘 모시더라도 남편에게 소홀하다면 그것은 본연의 의무를 잃어버린 모습과 같다고나 할까요ㅎㅎ 부모님 보시기에 제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하는 못하는 모습인 것 같더라고요.


사실 그 역할이라는 것이 큰 일이 아니고 남편에게 평소에 존중심 있는 말과 행동을 보이고, 문제가 있을 때 원만하게 잘 해결해 나가고, 몸에 건강한 음식을 잘 먹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주거 환경을 위생적으로 꾸려나가는 이런 것들인 것 같아요. 


남편에게 좋은 말과 행동을 하고 남편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부모님은 행복해 하실 것 같더라고요. (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죠) 그리고 사랑하는 손주를 잘 보살피는 좋은 어머니 역할도 포함되어 있는 듯 합니다.


결국은 좋은 아내, 엄마의 역할이 좋은 며느리 역할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번에 한달간의 시부모님 방문이 물론 신체적으로는 힘이 들기도 했지만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편안하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제가 부모님이 오셨을 때 김치를 안담았다면 몸은 편안했겠지만 이렇게 다함께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비록 코피가 터질지라도..ㅎㅎ)


시부모님께서도 이렇게 캐나다까지 오시는 먼 여정이 힘드셨을텐데 이렇게 먼 길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그 덕분에 저희 역시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사람이 행복하려면 단절이 아니라 연결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씀이 다시 생각나더라고요. 캐나다에 살기에 어쩔 수 없이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한시적 단절이라는 상황에 있다 이렇게 연결이 되는 기회가 된 1달이라는 시간이 참 소중하고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그럼 환절기에 모두들 건강 유의하시구요, 좋은 주말 보내시고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제 글을 목소리와 함께 영상으로 보기 원하신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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