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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강 Feb 05. 2024

제니강의 런던 액츄얼리!

제니강의 런던 생활기 에피소드...



처음, 영국에서의 생활은 그리 순탄치 않았어요.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6개월 정도 런던에서 어학연수를 마치고 9월에 대학 파운데이션 코스를 시작하기로 했거든요. 런던에서 가장 좋고, 한국 사람이 적다는 곳을 택해서 어학연수를 떠났지요.

생활은 홈스테이(Home-Stay)로 했는데, 미용 공부를 했던 키가 아주 작은 일본 남자아이와 한 집에 배정받았어요. 그 아이는 영어를 거의 못하는 아이여서, 똑똑한 그의 전자수첩으로 대화를 항상 이어갔던 기억이 나요. 항상 수업을 같이 다니곤 했었는데, 잘 생긴 그 아이의 외모 탓인지(아이돌 닮은 얼굴을 했었어요!) 일본 여자 아이들의 시샘을 받았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영국 홈스테이 생활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건, 웃으실지도 모르시겠지만 바로 '잼(jam)'이에요.

홈스테이 집의 아침엔 항상 토스트가 함께했는데, 돌아가는 동그란 회전판에 여러 가지 잼이 있었던 기억! 그게 가장 기억이 남네요. 참 웃기죠? 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니 하하.

그 일본 남자아이와 등, 하교를 항상 같이 했고(그 아이가 영어를 하나도 못해서 제가 생활을 도와줘야만 했었어요), 수업이 끝나면 저는 홀로 런던 시내를 도보 및 버스로 구경을 다녔어요. 오페라 같은 공연이 꽤 비싸서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혼자 이런저런 구경을 많이 했고, 경험도 많이 했어요.






에피소드 1.

당시 런던 East 쪽에 위치한 명품 패션 기업, Burberry Factory (버버리 공장)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냉큼 혼자 지하철을 타고 구경을 갔어요. 하지만, 처음 가 본 마을이라,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길을 헤매는 모습이 보였는지, 현지인이 길을 알려주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했습니다.

그 모습이 낯설고 무서웠던 저는, 지나가던 중국인 아가씨들의 꽁무니를 쫓아가서 결국은 공장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마주친 버버리 공장은, 우리나라의 버버리 매장과는 다른 아주 착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두려움도 잊은 채, 정신없이 상품들을 구경하고, 티셔츠 2장을 구매하고 돌아왔습니다.




에피소드 2.


저는 영어를 배우자는 불타는 의지를 가지고 런던에 갔기 때문에, 어학연수 클라스 이외의 시간에도 영어를 배우고자 했어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주말에 가는 'Catholic Church(가톨릭 교회)' 였어요.

많은 분들이 이민이나 유학, 어학연수를 가서 그 나라의 종교 시설을 다니면 현지인 종교시설보다는, 교민 종교시설을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이보다는 현지인 종교시설을 지향합니다.


물론, 개인의 자유이지만, 현지인의 종교시설을 가면 여러모로 그 나라의 문화도 훨씬 가깝게 배울 수 있고, 그 나라의 현지인들과 '종교'라는 끈으로 쉽게 친해질 수 있으며, 언어도 쉽게 배울 수 있지요.

그래서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저의 경우는, 제가 사는 작은 마을 West 쪽에 있던 가톨릭 교회를 일부러 찾아가서 저와 동년배 현지인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친구들은 적응이 어려웠던 저의 첫 런던 생활에 직, 간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고, 영어도 많이 가르쳐 주었어요. 그 친구들과 교회가 끝나면 시내로 가서 식사도 하고, Pub(영국의 맥주 등  술을 마시는 술집)도 가곤 했답니다. 그들 중 아직도 간간이 연락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정말 저에게는 평생토록 잊지 못할 고마운 친구들입니다.




에피소드 3.


저는 영국에 도착하면서부터, 영어 일기 쓰기를 시작하기로 다짐했어요.

지금은 쓰고 있지는 않지만, 그때는 참 열심히 썼던 것 같네요.


제가 유학을 간 게 2002년도 즈음인데, 2001년도 9월 즈음에 'Bridget Jone's Diary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개봉을 했었어요. 저는 그 드라마가 너무 좋아서 영국판 DVD를 사놓고 정말이지 한 백번은 더 본 것 같네요... 그리곤 다짐을 했죠.


'나도 브리짓처럼 일기를 쓸 거야!!!'

라고 말이에요.


브리짓 존스의 일기 영문판 도서를 보시면, 브리짓의 일기가 일기 형식으로 소설처럼 써져 내려가 있어요. 저는 그 일기를 좀 베끼기도 하고, 제 일기도 조금 넣기도 하면서 일기를 매일 써 내려갔죠.

'리얼 영국 감탄사'를 마치 필사를 하듯 베끼기도 했고, 구어도 많이 베끼기도 했고요. 그리고선 어학연수 클라스 담임 선생님께 교정을 부탁드려서 다시 써오곤 했어요.

그때 참 제가 공부를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의지가 활활 타오르던 시기이기도 했고요.

영어 일기를 써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한 번쯤은 '브리짓 존스의 일기' 영문판 도서를 참고해 보시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여러모로 제게 도움이 많이 된 책과 영화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참으로 재밌답니다! 언제 봐도 질리지 않고 재밌어요 ㅎㅎㅎ 추천드립니다.




저는 그렇게 강남 8 학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 후, 런던에서 6개월 정도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대학교에 들어갈 준비를 하였습니다. IELTS시험(영국 및 주로 영 연방 국가의 영어 사용 능력 시험)도 커트라인을 무사히 통과하였고, 내신도 잘 받아놓았던 터라 제가 원하던 대학 파운데이션 과정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런던에서의 6개월은 그렇게 빠르지는 않지만 지나갔고, 그 후 잉글랜드를 떠나 골프의 첫 발상지,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류스 (St Andrews)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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