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그러셨다, 딸은 예쁜 도둑이라고...!
본가에 일주일에 다섯 번은 간다.
난 항상 빈 손으로 간다.
남자친구 댁에 갈 땐 항상 무엇인가를 들고 가면서, 본가에 갈 때는 항상 빈 손으로 간다.
그리곤 올 땐 항상 '이고 지고' 한가득 몬가를 가지고 온다.
엄마는 오늘도 엊그제 홈쇼핑에서 쇼핑하신 '기모바지 4종 세트' 49900원을 가지고 나오신다.
" 제니야, 이거 기모바진데, 겨울엔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어.
5만 원도 안 해. 하나에 만 얼마 하는 셈이야, 제니야. 이거 겨울에 꼭 입어봐라.
눈 밭에 굴러도 하나도 안 추워."
하시면서 두꺼운 기모가 달린 기모바지를 4종이나 나에게 건네신다.
솔직히 난 그렇게 많은 기모바지가 필요는 없다. 그래도 어머니의 맞장구를 쳐 드린다.
"정말 이쁘네 엄마, 5만 원도 안 하는데 완전 기모에다가 짱 싸다!!! 완전 맘에 들어 잘 입을게! "
하고는 기모 바지를 한가득 쇼핑백에 싸 온다.
뿐만이 아니다.
크리넥스 휴지 등... 생필품, 먹거리, 어머니께서 직접 요리하신 음식 등.... 그 어떤 것도 가리지 않고 바리바리 싸 오고는... 심지어는 내가 끓인 미역국이라고 남자친구에게 맛있지 않냐며 먹이곤 한다 ㅎㅎㅎ
어머니는 이것저것 다 싸가는 날 보며,
"딸은 예쁜 도둑이라더니, 진짜 그렇네."라고 하시며 나를 한 번 째려보시다 웃으신다.
그래도 이런 도둑이 있어 행복하신 거죠 어머니?
오래오래 어머니 곁에서 예쁜 도둑 할게요. 저랑 평생 행복하게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