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란 생각을 자주 한다. 동시에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늘 저주하며 살아간다. 그 모순이 만드는 괴리감에 매일같이 무너지는 요즘.
난 왜 이렇게 못났을까. 난 왜 빛날 수 없는 걸까. 그렇게 인간관계를 끊어냈다. 사랑을 하기엔 이런 내 사랑 따윈 아무 가치도 없는 듯 느껴졌다. 그렇게 사랑을 멀리 했다. 구역질이 날만큼 내 모습이 역겨웠다. 나를 가꾸며 살면 날 사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내 열등감을 끌어올릴 뿐이었다.
이딴 나는 사랑받을 수 없다고 믿었다.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사랑이라도 받았다면 난 나를 사랑할 수 있었을까. 지나친 허무주의는 주변의 모든 걸 의미 없는 것인 듯 만든다. 그렇게 나 또한 의미를 잃어갔다.
항상 시도보다 패배가 빠른 삶을 살았다. 거기엔 어떤 의미도 깃들지 않았다. 혼자만의 사랑을 당연하단 듯 합리화하고 되려 사랑받는 걸 두려워했다. 언제나 비참한 몰꼴로 언제나 비참해질까 두려워하며.
그런 내가 잘못됨을 앎에도 용기를 낼 순 없었다. 내겐 내가 주인공이란 사실마저 부정당할 순 없었다. 온갖 고통 속에 홀로 밤을 새우고 맞이한 아침이면 난 살아있을 자격조차 없는 인간이 돼 있었다.
결국 나는 무엇도 되지 못했다. 결국 나는 언제나와 같은 겁쟁이였다. 결국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다시 돌아 제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