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만을 사랑하고 싶었다. 차라리. 사랑의 크기나 모양 깊이 같은 것들이 불공평한 거라면은….
사랑은 늘 내 안에 있고. 하지만 내 안을 자주 넘나드는 것. 당신도 나를 다녀간 적이 있습니까. 영원처럼 기억될 찰나. 때로는 나를 무너뜨려서라도 꼭 맞게 틀 안으로 들어가는 일. 온전하기를 바라며 기꺼이 내려놓기. 결국 온전치 않아지기. 예견된 부재를 상상해 보면서 불현듯 슬퍼지기. 우리는 함께 지내왔으므로 덤덤해질 수 있는지도. 나를 어디까지 망가뜨릴 수 있는지도. 좀처럼 짐작이 되지를 않고.
예뻐, 예뻐. 다리를 쓰다듬으면 잠을 너무 오래 잔다. 허깨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