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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공선사 Jul 15. 2024

나를 경영하는 금강경season5(29.화무소화분5)

범부라도 부처의 마음을 가지고 부처의 행(行)을 하면 부처인 것이다

수보리 범부자 여래설 즉비범부 시명범부

須菩提 凡夫者 如來說 卽非凡夫 是名凡夫


수보리야, 범부라는 것도 여래가 설하되 곧 범부가 아니고 그 이름이 범부니라


범부(凡夫)라는 것이 본래부터 여래와 따로 있어서 아(我)가 있음을 여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음을 여기니까 자기에게 범부(凡夫)라는 이름이 붙는 것이다.

중생이니까 그렇게 살고 있고 그렇게 살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사니까 중생 혹은 범부라는 이름이 자기에게 붙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범부(凡夫)라는 것은 자기 자신에게 붙은 딱지일 뿐이므로, 범부(凡夫)라는 딱지가 붙어도 나의 본래 모습이 여래(如來)라는 것은 만고불변이다.


씨앗이 본래 없다면 아무리 비료를 주고 햇빛과 비가 알맞게 주어져도 싹이 트고 꽃을 피우고 열매가 맺지 못한다.


애벌레가 호랑나비가 될 수 있는 성품이 없다면 영원히 호랑나비가 되지 못한다.

인(因)이 없으면 연(緣)이 아무 소용도 없고, 연(緣)이라는 이름 또한 붙지 않게 된다.


마찬가지로 상(相)을 진아(眞我)로 삼으면 상(相)에 맞는 연(緣)이 붙게 된다.


온갖 지저분한 먼지가 마음속에 쌓이는 이유는 상(相)이 있으니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물건이 없으면 먼지가 쌓일 곳이 없지 않은가?


그 쌓인 먼지를 때때로 털어내는 것도 한계가 있고 몇 번 먼지를 털다가 결국 새까맣게 되어 몸을 버리게 된다. 그리고 귀신이라는 이름의 먼지덩어리가 되어 또 존재한다.


자기 자신이 부처로 될 수 있는 것은 본래 나에게 부처종자(種子)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만일 부처종자가 없다면 부처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면 아무리 수행하더라도 결국 중생으로 살다가 중생으로 죽을 수밖에 없고 영원히 동물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부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부처의 마음을 갖고 부처의 행(行)을 하면 부처인 것이다.


범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범부의 마음을 갖고 범부의 행(行)을 하면 범부인 것이다.


그런데 범부가 부처의 마음을 갖고 부처의 행(行)을 하기는 지극히 어렵고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서 바로 딜레마가 생기는 것이다.


본래 부처와 범부가 나뉘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또 나뉘어져 존재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범부가 어설프게 부처흉내를 낼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범부마음을 버리고 떠나가야 되는 것이다.


그렇게 범부의 마음이 근원적으로 소멸되었을 때를 이름하여 부처라고 한다.


그래서 범부(凡夫)도 이름이 범부(凡夫) 일뿐, 그 실체는 부처인 것이다.


화두참선(話頭參禪)은 범부와 부처의 마음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똘똘 뭉쳐서 그 뭉친 마음을 모두 잊어버리고 깨부숴버려 불심(佛心)을 100% 드러내는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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