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에 머무르지 않는 보시를 할 때 비로소 부처가 나타난다.
수보리야, 보살은 응당 이와 같이 보시하여 상에 머물지 않아야 하느니라
앞에서와 같이 보시해야 상에 머무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상(相)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 마음, 상대방, 경계와, '있다'와 '없다'라는 모든 의식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보시해야 상에 머무르지 않게 되는 보시인가?
불심으로 보시해야 하는 것이다. 불심은 청정심이고 평등심이고 자비심이고 진심이다.
이 마음속에는 그 어떤 의식도 없이 그야말로 공(空)의 상태이다. 부처도 없고, 중생도 없고, 하나님도 없고, 나도 없고, 상대방도 없고, 과보도 없다.
표현이 불심이지, 불심 속에는 부처가 없다. 그래서 불심(佛心)이라고 한다. 이런 상에 머무르지 않는 보시를 할 때 비로소 부처가 나타나게 되고, 상에 머무르는 보시를 할 때 비로소 중생이 나타나게 된다.
그럼 도대체 무엇인가?
오로지 마음과 마음만 있을 뿐이로다. 보시를 통해 이어진 그 마음 말이다.
이때의 마음은 내 마음도 아니요, 상대방 마음도 아니요, 하나 된 마음도 아니요, 전체 마음도 아니요, 전체 마음이 아닌 것도 아니다.
이 마음에도 부처도 조사(祖師)도 하나님도 사탄도 끼어들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