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공원에도 기 체조하는 사람은 있다
어제 하루 종일 앉아서 번역 일을 했더니 아침까지 몸이 부어서 새벽 걷기 운동을 하러 우리 집 반려견인 후추와 함께 공원에 갔다.
상파울루에 있는 Aclimacão 공원에는 중앙에 큰 호수가 있고 그 주위로 동그란 산책로가 있다. 목요일 아침인데도 호수를 옆에 낀 산책로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두 번째 산책로를 걸었다. 이 산책로는 사람 많은 주말에도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산책로다. 조용한 산책로는 양 옆으로 크고 하늘까지 뻗어 있는 초록 나무가 나란히 서 있다. 어제 비가 한 바탕 쏟아져서 오늘 더욱 숲향기가 짙다.
새벽안개가 껴있는 하얀 아침 공기를 가르며 후추랑 걷는데 어떤 아시아인 아주머니가 한 다리를 앞으로 뻗어 90도로 구부리고 양손을 하늘 높이 뻗으며 전사자세를 하고 있었다. ‘아, 요가하시는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모습이 후추에게는 괴상해 보였는지 그 아주머니가 있는 방향 반대로 끌어당겼다. 나는 정말 말 그대로 빵 하고 터졌다. 동물에게는 저 자세가 이상해 보일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1미터 이상 떨어지지 않는 껌딱지 후추가 내가 아쉬탕가 수련을 하기만 하면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이유를 알게 됐다.
그 모습이 귀여워 들쳐 안고 잽싸게 그 아주머니를 스쳐지나갔다. “요가하는 모습이 그렇게 무섭니?”라고 후추를 품에 앉고 말했다. 땅에 내려놓자마자 후추는 날 한 번 곁눈질하더니 빨리 가자는 듯 목줄을 끌어당겼다. “왜 그래? 이제 아주머니는 보이지 않아”. 그때, 그 아주머니가 갑자기 하늘을 보며 ‘호롤로롤로’ 거렸다. 나도 이런 소리를 내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아마, 손을 모아 하늘 위로 올리는 것처럼 이 또한 기를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짐작했다. 그 소리를 들은 후추는 정말 무섭다는 듯, 눈알이 빠져나 올 것처럼 몇 번씩 그 아주머니를 돌아보며 더욱 도망치듯 끌어당겼다.
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그 모습이 계속 생각 나 ‘풉풉’ 거렸다. 이 작은 반려동물에게는 정말 무서운 일이겠지만 요가 수련만 하면 저만치 떨어져 있는 이유도 우연히 알게 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