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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이 Feb 06. 2024

석회 가득한 수돗물 주는 미국 식당들

먹는 물조차 귀한 나라


이 겉과 속이 다른 미국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현실적으로 타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시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건데

사실상 단점으로만 말한다면 끝이 없을 수 있지만, 어느 나라를 선택하거나 유학을 간다던가, 이민 등 여러 경로에 있는 분들에게는

이러한 단점들인데도 불구하고 결정하시겠는가?라는 객관적 정보를 드려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 느끼고 행복했던 것들도 분명 있었으나 삶을 힘들게 하는 건 사실 장점보다 단점을 본인이 감당할 정도인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인간의 몸에 가장 중요한 물에 대한 것조차도 미국에서는 좋은 물을 구하는 게 귀하디 귀한 나라임을 말하고 싶다.

흔히 석회물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물든 결석이 생기기도 하고 피부를 건조하게도 하고,

무엇보다 설거지하고 나서 흰 가루들이 남아도는 것을 보면 찜찜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샤워하는 물까지 필터를 쓰기엔 가난한 유학생에게 너무 매달 얼마씩 교체해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서 그냥 썼지만

이런 환경은 내 다리에 아토피를 만드는 원인이 되어버렸다. 그전에 한국에서 곰팡이 있던 곳에서 살아도 아토피 한번 없었다.

물론 한국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으면 쉽게 피부과를 갈 수 있는 것도 맞지만 나는 한국에서도 병원을 잘 다니는 타입은 아니었고

피부 알레르기 이런 것에 면역이 강한 건지 한 번도 트러블이 있던 적이 없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지내면서 건조한 피부를 얻게 되었고, 건조한 머릿결까지 얻게 되다 보니 보습에 힘을 쓰고 있긴 하지만

얼마 전까지 아토피가 생겨서 너무 괴로웠다. 미국에는 지역마다 좀 다를 수 있지만, 습한 지역과 건조한 지역이 있는데 중부지역은 건조하고, 동부는 다소 습한 지역에 속하며

서부는 건조 그 자체인 곳도 있다. 동부의 습함은 이것도 지역마다 상대적으로 다를 수 있지만 내가 살던 기숙사에선 너무 습해서 화장실이나 방 문이 팽창할 정도이기도 했다.

사람은 너무 습해도 피부가 힘들어지는데 여기서 중부는 또 상당히 건조해서 물을 3리터씩 마시는데도 목이 마른 적이 많이 있어서 물을 달고 산다.

따라서 물은 귀하고 중요한 필수품인데 좋은 물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그저 월마트, 코스트코를 다니면서 생수를 한 보따리 사서 먹고는 있는 데

차가 없을 때는 ‘브리타’를 썼지만, 이마저도 석회를 잘 거르진 못한 것을 많이 봤었다.


그래도 필터를 그나마 써야 석회를 덜 섭취할 것 같아 쓰고는 있지만 미국 식당들에는

아무 필터 안 된 수돗물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미국의 스타벅스를 제외한 어지간한 보통의 식당들은 대부분 수돗물 자체로 석회가 둥둥 떠다니는 물을 제공한다.

그래서 어지간히 어디 카페를 가거나 외식하러 간다면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스타벅스에서 빵과 정수된 물을 마시는 게 보통의 다른 식당들의 석회물을 마시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물이 깨끗한 곳으로는 뉴욕이 유명한데, 대신에 뉴욕은 오래된 건물들과 오염된 환경이 많아 그 수도관에서 녹물이 나오는 경우가

매우 많아서 어찌 보면 석회보다 더 안 좋은 오염된 물을 마실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참고로 오래된 건물은 관리도 안 되고 바선생도 자주 나오는데도

오래된 것 자체로 프리미엄 붙어서 집값 비싼 경우도 있다.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다! 오래되었어도 관리가 잘 된 거면 몰라도 제대로 관리 자체가 안 된 경우가 너무나 많다.


수도관도 잘 막히고, 녹물은 고여 있고 벌레도 자주 나오고, 쥐도 있는 데 그저 오래된 건물! 해서 비싸게 렌트 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수리비들도 기본적으로 매우 비싸서 대충 그때그때 세입자가 문제가 있다고 설명할 때 집주인과 물 새는 거를 두 달 동안 협상을 힘겹게 해서

뭘 해도 느린 미국인지라 3달 만에 겨우 수도관을 고치는 경우도 있다.


정수기를 달아도 필터가 잘 안 되는 경우들도 많이 있다. 그래도 정수기를 달아야 그나마

석회를 덜 먹게 되는데, 이 정수기도 보편화 되어있지 않은 편이다.


좋은 물을 마시는 게 얼마나 귀하고 힘든 일인지 한국에서는 전혀 생각 안 해봤던 일이다.

한국이 수돗물 깨끗한 것으로 세계적인 상위권에 속한 곳이라 요리할 때도 수돗물 쓰는 거에 문제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깨끗한 물인데도 정수기까지 쓰는 한국..


석회 가득한 물인데도 그저 수돗물 주는 미국..


사람 먹는 것 중 음식 어느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물인데 석회를 좀 줄게 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던가 그럴만한 노력을

미 정부들은 하지 않는 것 같다.

식당들은 석회가루가 둥둥 떠있는 물 컵을 줄 때마다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한 것 같은 데 말이다.


이럴 때마다 일상의 안전함, 먹는 물의 깨끗함 이런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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