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상쾌함은
단순히 몸을 씻은 것이 아니라
‘마음의 때’를 벗겨낸 데서 오는
가벼움이었을 것이다.”
<<나는 마음의 목욕탕에 간다>>
by 마음계발
바람이 분다.
머리카락 사이로 스며든 바람이
아직 남아 있던 물기마저 바람이 데려간다.
그 순간, 머리는 한결 가벼워졌다.
가벼움이란
무거움을 알아야만 느낄 수 있다.
짐이 무겁다면, 조금만 덜어내도
세상은 훨씬 부드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덜어냄은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없다.
오직 나만의 몫이다.
마음의 운전대도 그렇다.
누구도 대신 잡아줄 수 없다.
결국 내가 잡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면허를 딴다.
삶의 초보 표식을 달고
낯선 도로 위에 선다.
차선을 바꾸기 위해
일단 머리를 내민다.
깜빡이는 그다음에 켠다.
“빵--------”
경적이 울리고, 육두문자가 뒤따른다.
그때에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숨 가쁜 호흡과
손끝의 축축한 땀만이 남는다.
시간이 흐른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져
도로 위에서 자신감이 넘친다.
속도를 높이고, 차선을 바꾸며
남들보다 먼저 도착하려 한다.
그때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도로 위에서도 비교하며 달린다.
운전한 지 스무 해 정도가 지나면
운전이 두려워진다.
방어운전의 중요함을 알게 되고
조심스러움이 몸에 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사고가 나고
화를 참지 못해 욕이 튀어나온다.
신호를 놓치고
길을 잘못 들어 후진해야 할 때도 있다.
운전을 오래 하면
차와 몸이 하나가 된다.
깜빡이는 제때 켜지고
앞차의 움직임과 뒤차의 속도를
의식하지 않아도 감지하게 된다.
마음도 그렇다.
초보의 마음이 있고, 숙련된 마음이 있다.
마음의 운전을 계속하다 보면
마음과 마음 사이의 속도를 느끼게 된다.
그러면 방향을 정하고
속도를 조절하며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마음의 운전대를 잡으면
길은 언제나 새롭게 열린다.
목적지는 하나가 아니고
길은 수없이 많다.
선택은 언제나 나의 몫이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마음이 원하는 대로
그렇게 오너드라이버는
자신만의 길을 달린다.
그 길 위에서
나는 나의 벗이 되고
스승이 되며, 제자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스스로의 쉼터가 된다.
마음의 길 위에서
나의 세계가 열린다.
나의 눈으로 형태와 색깔을 보고
나의 귀로 소리를 듣고
나의 코로 냄새를 맡고
나의 혀로 맛을 느끼며
나의 피부로 감촉을 느낀다.
그리고 나의 마음으로 마음을 안다.
그렇게 나는 나를 의지하며
원하는 곳으로 여행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길을 달린다.
시공간을 넘어
나만의 속도로 운전한다.
나는 마음의 오너드라이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