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님 손가락과 내 발가락의 만남
엄마, 아니 할머니, 아니 선생님!”
활동에 집중하던 중 나를 부를 때 아이들의 이런 실수는 일상적이다.
컴퓨터실에서 인터넷창에 검색할 때면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하면서 왜 안되냐 난리다.
선생님, 민수는
바지를 다 내리고
오줌 눠요!”
집에서처럼 하의를 훌렁 다 내리고 쉬를 해서 놀림을 당하기도 한다.
비슷한 상황에서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사소한 습관들.
생각 없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툭 튀어나온다.
외부 강사님을 초청하여 말씀을 듣고 배우는 날이다.
강당에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모이는 중이고, 나는 강사님을 연단으로 모시고 있었다.
에어컨 날개 방향이 향하는 아이들 쪽은 시원한데 무대 쪽은 덜 시원하다.
부랴부랴 선풍기와 연장 코드를 들고 와서 연결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모두 앞을 향해 바르게 앉아 있고 나의 강사 소개를 기다리는 중이다.
선풍기 전원 버튼만 누르면 되는데.
강사님께서 허리 숙이시며 버튼에 손을 향하고 계셨다.
나는 실내화를 벗고 버튼에 발을 향하고 있었다.
강사님의 손가락과 내 발가락이 만났다.
어맛! 순간 너무 놀라고 너무 창피해서
강당 천장까지 머리가 닿을 듯 맨발로 튀어 올랐다.
강의 내용을 포함한 이후는 기억나질 않는다.
사소한 습관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아이들 눈이 따라다니는 교사는.
나는 그날 이후 선풍기를
30cm 자로 조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