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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장원영과 예수님

종교에 대한 의견 차이

by 차선령

마을 수업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들을 그려보는 시간, 한 모둠에서 큰 소리가 들린다.


“실제로 있는 사람을 초대해야지!”
실제로 계셔!”
거짓말이야.
교실에 데려올 수 있어야지.”
거짓말이라고 하면 너 지옥 가!
넌 그러면 크리스마스 선물 받지 마.”


올 것이 왔다. 학교에 살면 아이들끼리, 아이와 교사 간, 아이와 학부모님 간, 교사와 학부모님 간, 학부모님끼리, 학교와 마을 간 ‘종교’에 대한 의견 차이를 경험한다.


올해도 여러 번이다. 단군 할아버지 가르칠 때, 죽음을 이야기할 때, 애국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가사 배울 때, 그리스로마신화 이야기 나눌 때……. 자유롭게 생각한 후에 이유를 듣고 그 인물들을 새롭게 알아보는 데 집중하기로 한다.


종교가 뭐야?”
종교는 믿는 거야.”


나는 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다. 그러나 그들의 믿음을 존중하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발전해 온 인류문명의 문화예술 영역에 경외심을 가지며 살아왔기에 이 정도 얕은 생각을 나눠보기로 한다.


“우리 반이 믿는 종교가 여러 가지죠. 친구가 믿는 종교가 내 종교랑 다른 점이 무엇인가요?”


“절에 가서 금색 부처님한테 절을 해요. 스님도 만나요.”

“토요일에 어린이 미사 가서 언니들이랑 찬송가도 부르고 신부님 말씀 들어요.”

“일요일엔 서진이랑 도영이네랑 교회 가요. 하느님을 만나고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해요.”

“우리 집은 돌아가신 왕할머니가 지켜준다고 친척들과 제사 지내고 성묘 가요.”


그건 귀신이지.”

“눈에 안 보이는 하느님도 부처님도 신도 다 귀신이지.”

“하느님은 다 지켜보시면서 우리를 바른길로 인도하셔.”

“왕할머니도 하늘에서 보고 내가 나쁜 짓 하는지 다 알고 혼낸다고 했어.”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한자리에 모여 배우고 도우며 살고 있어요. 종교들 모두 ‘서로 사랑하면서 착하게 살아라.’ 가르쳐주고 지켜준다고 말했죠. 여러분이 믿는 그분이 실제로는 안 보이지만 각자 마음에 살아계신 것 맞네요. 친구끼리 틀렸다고 싸우면 슬퍼하실 텐데?”


삐쭉거리면서도 곁에 만져지는 친구와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간다.


장원영이랑 예수님 중에
누가 우리 교실에 빨리 오겠냐?”
예수님이지.
그러니까 예수님을 초대하는 게 맞지.”


이 녀석 말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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