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엔 청수리 반딧불이마을로, '낮'엔 곶자왈 도립공원으로
" 지금은 캄캄해서 볼 수 없지만,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은 나무. 덩굴. 돌들이 뒤섞여 숲을 이루고 있는 제주 청수리의 곶자왈이에요. 이곳에선 운문산 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데,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이 반딧불이는 운문산 반딧불이예요. 경상북도 청도 운문산에서 처음 발견이 되어서 운문산 반딧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5월 말에서 7월 중순까지 볼 수 있고, 제주 청수리 마을 숲에서 운문산 반딧불이를 가장 많이 볼 수 있어요. 곶자왈의 사계절 중 여름이 다가오려는 지금, 비가 와서 더 습하고 축축한 이곳을 반딧불이가 좋아하는데, 무엇보다 깨끗한 환경이기 때문에 반딧불이가 이곳에 더 많이 서식하고 있어요.
그리고 숲에서 반딧불이를 살펴보면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들도 보이고, 아래에 움직이지 않는 반딧불이도 보이죠. 움직이며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는 수컷이고, 숲 아래 움직이지 않고 빛을 내는 반딧불이는 암컷이에요. 반딧불이가 불을 밝히는 건 서로를 알려 짝짓기를 하기 위한 이유도 있고, 자신을 보호하고 주변에 위험을 알리려고 하는 부분들도 있어요.
깜깜해서 앞에 사람이 잘 안보인다 하더라도 양옆에서 수많은 노란색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와...진짜 환상적이었다. 반딧불이를 반려곤충으로 삼고 싶을 정도였다. 나는 깜깜한 밤 속에서 보이는 반딧불이를 보고 인간의 인생과도 같다고 생각했다. 깜깜하게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면 언젠가 어둠속을 밝혀주는 반딧불이처럼 내 자신도 그런 존재가 되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