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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와 8기능

겉으로 드러난 성향 뒤에 숨은 내면의 구조

by Reflector

처음 MBTI 검사를 했을 때는 단순히 네 글자가 전부라고 생각했다. INTP. 그게 다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그게 전부일까? 조금 더 들여다보니, 그 안에는 훨씬 깊은 구조가 숨어 있었다.


MBTI의 뿌리는 심리학자 칼 융의 연구다. 그는 인간의 성향을 네 가지 축으로 나누었고, 그 조합이 오늘날 우리가 쓰는 유형으로 발전했다. 그래서 MBTI는 단순한 성격 구분이 아니다. 사고와 행동의 방식을 이해하는 하나의 틀이라고 보는 게 더 맞다.


그 틀을 더 깊게 설명하는 개념이 8기능이다. 우리는 모두 여덟 가지 기능을 갖고 태어나지만, 어떤 기능은 자주 쓰이고 어떤 기능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주로 쓰는 기능은 나를 안정시켜 주지만, 덜 쓰이는 기능은 무의식 속에 숨어 있다가 특정 순간에 불쑥 튀어나온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기능을 주로 쓰고 있을까?


내 경우 주기능은 내향 사고다. 무언가를 접하면 가장 먼저 구조와 원리를 찾는다. 누군가 힘들다고 털어놓으면, “왜 그런 상황이 생겼을까?” 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게 먼저다. 이 태도는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지만, 정작 상대는 “공감받지 못했다”는 기분을 가질 수도 있다. 나는 문제를 풀었는데, 상대는 마음이 비어 있는 것이다.


그림자 기능은 다르다.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에 고개를 든다. 오랫동안 혼자 몰입하다가 문득 “내가 너무 고립되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올라올 때가 그렇다. 이런 순간이야말로 내 안의 다른 기능이 작동하는 장면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순간에 흔들리고, 어떤 순간에 균형을 잃을까?


이처럼 MBTI는 단순한 네 글자가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유형은 표지일 뿐이고, 진짜 책장은 내 안에서만 펼쳐진다. 그 책장을 들여다보는 순간, 나는 왜 이런 선택을 하고 어떤 순간에 무너지는지를 조금 더 선명히 알게 된다.


덧붙여, 부록에는 MBTI·에니어그램·8기능·방어기제의 간단한 자가 테스트를 담아 두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이고, 제대로 된 결과를 원한다면 정식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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