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사건사고 일지
한때 10만 명이 넘었던 필리핀의 한인 수가 코로나 사태 장기화를 겪으면서 1/3로 줄었다.
그 많던 영어 학원, 여행사, 식당들이 문을 닫고 사실상 하늘길이 닫히면서 버티기가 어려워졌고
자리 잡았다고 알려진 교민 사업가들조차도 나락에 빠졌다.
그래도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던 사람들은 다행이지만 한국에 터전에 없거나 비자연장을 못한
사람들은 불법체류자가 되어 그야말로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필리핀에는 카지노가 많아서 노숙자들도 많고 그건 아니더라도 불법체류자들도 많은데
이민국에 비자연장비와 벌금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0년 넘게 불법체류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비자연장비는 대략 한 달에 10만 원 내외이지만
계속 미루다 보면 금액이 커져서 부담이 된다.
이런 경우에는 대사관에 오면 추방요청을 대신해 주는데 따로 드는 비용은 없지만 시일이 소요되고
다시 필리핀에 오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사관을 찾아오는 경우에는 정말 끝까지 버티다가 오는 경우라서
당장 지낼 숙소와 한국으로 돌아갈 항공료도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대사관에서는 행정적인 지원은 가능하지만 숙소나 항공료를 대납하지 못하기 때문에
한인 교회가 운영하는 '쉼터'에 연락해서 도움을 받기도 한다.
추방명령이 나오기 전까지 쉼터에서 숙소와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별일 없이 귀국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전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카지노에 가서 외박을 한다던지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다가 거기서조차 쫓겨나는 경우도 있다.
나쁜 습관은 버리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