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밀매

영사관 해외안전팀 사건수첩

by 윤랑

필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아는 지인 들은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람 납치해서 장기밀매하는 사건도 실제로 본 적 있어?"

"사채업자에게 신체포기각서 쓰고 빌린 돈 못 갚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장기적출? 밀매?

사실 상상할 수 있는 일 중에 개인에게 생길 수 있는 최악의 일일 것이다.

게다가 치안이 부실한 외국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하지만 신체조직인 장기는 아무한테서나 뚝 떼서 다른 사람에게 붙이는 식으로 진행될 수가 없다.

조직검사에 적합한 경우에 한해서 떼어내자마자 이식하는 것인데, 부모자식 간에도 안 맞는 경우가 태반이다. 생판 모르는 남을 눕혀놓고 수술을 하면, 면역 거부반응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으니 말이 안 된다.


장기 이식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장기를 떼어내고 버릴 사람을 수술하는 동안 수혈도 해주고 정성을 들여 혈관과 상처를 봉합하여 회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친절함을 가진 범죄조직이 있다?


그러면 그저 음모론이란 말인가? 그렇다기엔 너무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 아닌가?


전 세계의 재외공관은 사건사고를 기록하고 유지하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G4K를

운영하는데 여기엔 전 세계에서 우리 국민에게 발생한 사건사고를 모두 기록한다.


장기매매 적출 관련 괴담이 있는 곳은 꽤 오랜 기간 동안 사건들을 검색해 보았다.

필자가 근무했던 곳은 물론이고 인도나 중국처럼 그런 괴담이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꽤 오랜 기간 동안 살펴보았다.

결과는? 적어도 우리 국민을 상대로 벌어진 사건은 단 한 건도 못 봤다.


이런 건 일개 범죄조직의 힘 정도로 가능한 분야가 아니다.

전문 의료인력과 시설, 공급망, 관리인력의 상시적인 운용이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후 장기기증처럼 국가에서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이 있거나

중국이 예전에 사형수들에게 강제적인 장기적출을 시행해 온 것 같은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이런 괴담은 공포를 조장하는 세력들이 만들어낸 도시전설 같은 거라고 본다.

매우 자극적인 소재라서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실제로 사채업자나 범죄자들이 협박할 때도 쓰이며.

정치적인 유불리를 위하여 제노포비아를 만들어내는 세력도 분명히 있다.


안 그래도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이런 걱정이라도 안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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