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영사관 해외안전팀 사건수첩

by 윤랑

우리 국민의 실종이나 연락두절 신고는 거의 매일같이 공관에 접수된다.

특히 필리핀은 범죄나 사건사고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나라라서 그런지

불과 몇 시간만 연락이 안 되어도 실종신고를 한다고 연락이 온다.

심지어 항공편이 조금만 연착이 되어도 전화가 빗발치기도 한다.


실종신고는 먼저 가족이 한국 경찰에 해야 한다.

소재파악 등을 위하여 제 3자가 악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족이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범죄피해의심이 되는 경우라면 가족이 아니라도 신고가 가능하다.


한국경찰에 접수 후에 공관으로 이첩이 되면 현지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는데

외국인이 실종되었다고 적극적으로 수색에 나서진 않는다.

교민정보 사이트나 신문, 잡지, 대사관 홈페이지 등에 공고를 올리는 게 오히려 더 효과가 좋다.


필리핀에서 연락이 끊겼는데 왜 한국 경찰에 신고를 하냐고 묻는다면

우리 경찰에 실종신고가 접수되면 기본적으로 출입국 조회나 통신조회를 하게 되고

해외에 출국했다던 가족이 국내에 있었다거나 외국에서 말도 안 하고 귀국한 것이

밝혀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사건접수 후 시간이 지나서 확인차 연락을 해보면 그사이에 연락이 되었거나 돌아왔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단순 가출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미성년자나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단순가출로 보이더라도 빠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세부에서 한국 여자아이가 납치되었는데 경찰의 빠른 협조로 몇 시간 만에 범인을 잡아

아이가 무사히 돌아오기도 했다.


진짜 실종사건이라 할 수 있는 경우는 사실 매우 드물고 자발적으로 연락을 끊고 자취를 감추는 경우가

워낙에 많다. 애써 찾았는데 왜 찾았냐고 원망하며 오히려 화를 내는 경우도 많다.


기억나는 사건은 민다나오 다바오에서 다른 섬으로 가는 여객선을 탄 노부부가 실종되었는데

승선기록은 있지만 하선기록이 없다. 마치 증발하듯이 사라졌다.

배를 타기 전에 집과 주변을 정리한 걸 보면 아마도 바다에서 최후를 맞이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사연 없는 실종이 어디에 있으랴. 어디에 계시던 그곳에선 평안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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