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state)에서도 도시(city)마다, 카운티(County)마다 너무도 다른 규정들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초등학교에서 요구하는 서류들도 마찬가지다.
카운티 교육청 사이트를 살펴보면 제각각이다.
그래서 먼저 그 점을 전제로 하고, 내가 겪은 것은 그저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입학 절차]
우리 아들은 1월생이고, 한국에서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친 후 12월 말에 미국에 들어올 예정이었다.
학교 입학의 기본은 거주지다.
거주지가 확정되어야 문의해서 정확한 답을 받을 수 있다.
(아니면 카운티/학교가 변경되니 필요 서류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아이 학교가 무엇보다도 고민된다면, 일단 집부터 계약하자.
미국 생활 초 기본은 집이다.
우리는 원하는 학군의 집이 없어서 남편이 입국하고 호텔에 머물며 집을 알아봤다.
그리고 아이가 미국 오기 세 달 전(9월 말)에 가게 될 초등학교에 이메일을 보냈다.
메일에는 아이에 대한 간단한 인적사항(생년월일, 이수한 교육과정, 주소)을 기재했고,추가적으로 우리의 상황에 대해서도 알렸다.
만일 학교에 학생들이 꽉 차있다면 다른 학교로 배정될 수 있는지 물었고, 다니게 된다면 몇 학년으로 가게 되는지도 물었다.
다행히 문의한 학교는 학생이 다 차지 않아서 자동적으로 가게 되었고(기본적으로 거주지 district 배정), 카운티의 신규 학생 등록 절차를 안내받았다.
만일 아이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거나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다면 EL(Internation & English Learners) Program 담당자와 연락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학교 담당자는 카운티 교육청의 EL 담당자를 메일링 리스트에 포함시켜 메일을 공유했다.
그리고 서너 번 정도 메일을 주고받았다.
우리는 학교 담당자와 직접 연락을 취해서 준비한 것이고, 카운티 교육청의 학생 등록 담당자와만 연락을 한 분들도 봤다.
[입학 필요 서류]
준비해야 할 서류에 대해서도 안내했다.
그때 필요했던 서류는 다음과 같다.
1. 출생증명서(Original Birth Certificate)
2. 거주 증명서(Proof of residency)
3. 건강 검진내역(Comprehensive Physical Examiation Report)
4. 접종 내역(Immunization Records)
5. 이전 학교증명(Previous Educational Records)
먼저 1. 출생증명서는 나의 경우 영문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로 대체했다.
이걸 글자 그대로의 것으로 발급받으려면 아이가 태어난 병원에서 한글로 증명서를 떼고,번역 공증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건 국가에서 보증하는 것이 아닌 사적 영역(병원)에서 발급하는 것이기에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가족관계증명서(우리 가족 모두의인적사항과 한국 주소 기재)와 기본증명서(출생 장소 기재)를 전자가족관계시스템에서 영문으로 발급받았다.
2. 거주 증명은 미국에 먼저 들어간 남편이 준비했다.
렌트한 집의 계약서와 인터넷서비스 납입 확인서를 준비했던 것 같다.
3. 건강 검진서류는 미국에 들어와서 받는 것이 제일 안전하지만,우리는 미국 면허를 소지한 의사의 한국 병원에 가서 발급받았다.(의사, 간호사, 보건공무원 중 한 명의 sign이 필요했고 학교 담당자에게 먼저 문의하고 검진받았다. 비용이 상당하니 선문의 후 검진받는 게 좋다.)
다른 집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미국에서 검사한 것보다 훨씬 수월했다.
그리고 검진받으며 결핵 테스트 같은 것도 해서 예방 접종까지 챙겼다.
4. 접종 내역은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증명서 신청사이트에서 발급받으면 된다. (국문, 영문 둘 다 가능)
5. 이전 학교증명은 영문으로 재학증명서를 발급받았다.
이건 아이의 학교 행정실에서 받았다.
여권명과 동일하게 하고 교장선생님 sign을 확인해야 한다.
[한국 학교에서 할 일]
상기에 있는 서류들은 미국 학교에 제출한 것들이고,한국 학교에서도 처리할 사항들이 있다.
전화로 상황을 설명하니 가족관계증명서,주민등록등본, 부모가 외국으로 가는 것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발령 확인서, 항공권)를 준비해 오라고 하셨다.
혹시 몰라서 가족의 여권사본도 가져갔다.
한국 학교에는 출국 한 주 전에 갔는데 취학의무 유예/면제 신청서, 민원신청서, 행정정보 공동이용사전동의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미국에 도착해서 미국 학교 재학증명서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미국 학교 입학 후 행정실에 요청해서 발급받아서 이메일로 보냈다.)
[입국 후 절차]
미국에 도착한 후 카운티 교육청 담당자와 먼저 면담을 했다.
안내된 장소가 우리나라처럼 교육청 건물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당황했다.
교육청 담당자는 도서관에 홀로 있었다.
도서관 구경을 하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얘기했고,학년을 먼저 배정받은 후 영어 테스트를 했다.
공립 도서관 내 카운티 교육청 담당자의 사무실
ESOL 시험 보는 아이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 같은 것은학년을 배정받을 때 Downgrade/Upgrade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지 여부다.
우리는 사실 한국 학교에 맞춰서 Downgrade도 생각했는데담당자는 단호하게 안된다고 말했다.
그냥 생년월일에 맞춰야 한다고 말이다.
한국은 당해 연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출생자들을 같은 학년에 배정하고,미국은 해당 연도 9월 1일부터 다음 연도 8월 31일까지가 한 학년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들은 3학년으로 가야 했다.
3학년 1학기는 건너뛰고 2학기로 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6개월 후 입국한 다른 한국 아이는Downgrade를 승인해 줬다.
담당자가 바뀌었을 가능성이 컸다.
이런 일들은 꽤 있었는데 사람들 말을 들어보아도 기준이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어쨌든 이건 주나 카운티의 교육 철학과도 연계된 부분이긴 하다.
영어 능력 테스트는 그저 아이의 수준을 파악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리딩, 리스닝, 스피킹 세 가지 골고루 봤는데 아이 혼자 들어가서 약 2시간 정도 있었다.
(결과는 추후 우편으로 왔다.)
[미국 초등학교 첫 등교]
그리고 1월 3일, 아이는 학교로 갔다.
가방에는 점심 도시락, 필통(연필, 지우개, 색연필, 풀 넣은 것)을 넣어줬다.
화장실 가고 싶다고,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첫날은 우리가 교실까지 데려다줬는데 그때 봤던 미국 교실의 풍경이 잊히지 않는다.
선생님들은 입구에 서서 아이들과 인사하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모습이란!
미소 가득한 얼굴로 맞이해 주신 선생님께 아이를 맡기고 학교를 나오면서'아 이제 됐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