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Leave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 일했던 나이스한 동료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했다.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같은 나라 출신의 새로운 디자이너 두 명이 들어왔고,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졌다. A는 잠시 오피스에서 일한 후 다른곳에서 리모트로 계속 일하기로 했고, B는 A가 떠난 후 새로 합류하여 오피스 베이스로 매일 출근하는 디자이너였다.
그동안 나는 팀원들과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좋은 팀 문화를 만들어왔고, 내가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도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새로 온 동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내가 받았던 것을 나눠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들과 일하면서부터 뭔가 미묘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뭐랄까… 같은 나라 출신이라 그런지, 우리가 함께하는 세션에서는 그들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흘렀다. 그리고 나를 더 불편하게 만든 건 B의 실력이었다.
B의 디자인 실력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B가 특수한 상황 덕분에 취업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런 실력으로 디자이너로 일할 수 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본적인 디자인 원칙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학교에서 기본부터 배워와야 할 수준이었다. 처음엔 그럴듯한 설명에 크게 문제 삼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B는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마치 자기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더 거슬린 건 B의 태도였다. 실력이 부족한데도 마치 모든 걸 아는 듯 거만하게 굴었고, 계약 연장을 노리며 나를 경쟁자로 의식했다. 디자인에 아무런 관심이 없고 계약 연장만을 원하는 B의 일상은, 진지한 척 하면서 어디서 들은 이야기를 끌어다 붙이고, 억지 논리를 우기면서 상황을 모면하는 데 그쳤다. 정작 제대로 할 줄 아는 건 피그마 다루기뿐이었다
그리고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