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뻗은 나뭇가지 인생

by 강민경



'우리 삶의 줄기는 몇 개나 될까?'

나뭇잎을 모조리 떨어트려내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찬 공기 속에 뻗은 가로수를 보며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혹시 당신은) 삶의 줄기가 크게 하나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우리 몸속 핏줄도 심장에서 뻗어나가는 동맥과 심장으로 돌아가는 정맥으로 나뉘고, 더 세세하게는 곳곳에 신경처럼 퍼져나가 있는데, 우리 삶도 한 줄기로 뻗어나가기만 하진 않지 않겠나? 몸뚱이는 하나여도 우리의 삶은 여러 갈래로 뻗쳐 달린다. 내 생각이 여러 갈래로 갈려 나누어지듯. 한 몸에 묶여있는 여러 갈래의 삶은 슬픔과 고뇌와 기쁨과 환희를 흐르게 한다. 어쩌면 아수라장 같은 감정의 얽힘 속에서 더 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어찌 어렵지 않을까?

고개를 들어 나뭇가지를 바라본다. 큰 줄기에서 뻗어 난 잔가지들은 위로 아래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45도 각도로 180도 각도로 혹은 90도 각도로 뻗어있다. 그 끝의 열매는 다 떨어져 있지만, 우리는 그 끝에서 또 다른 열매가 달릴 것을 확신한다.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을 견디고 나면, 결국엔 알알이 꽉 찬 열매가 뿌리에서 나뭇가지 끝으로 천천히 움직여 결국에 맺힐 것을, 그 아름다움으로 또 다가올 겨울을 영겁 속에 겪어도 지치지 않을 수 있음을, 우리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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