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하는 것

by 강민경


말린 어깨를 뒤로 돌려 펴면서 고개를 뒤로 천천히 꺾고 하늘을 본다. 하늘을 아프지 않게 바라본 적이 언제였던가? 삶의 고비만큼 어깨가 굽고, 삶을 잘 사는 일이 멀어졌다 생각했을 때 삶의 무게만큼 목이 빠져있었다. 누가 진화된 인간이 목과 허리를 곧게 펴고 걷는다 했는가? 살아가면 갈수록 어깨는 굽고 목은 앞으로 빠지고 몸 주름은 깊어지고 목구멍은 퍽퍽하다. 사는 일보다 잘 사는 일이 중요했던 신체가 굽이지지 않던 어린 나는 어느새 바람이라도 맞으면 멍이 드는, 살기 위해 사는 사람이 되었다.


도수치료라도 받지 않으면 무게를 받쳐내지 못하는 몸은 고통의 역치가 낮다. 일부러 근육을 꾹꾹 눌러대면 고통이 사그라들고 고통의 역치는 행복의 역치가 된다. 수영이라도 해서 등 근육을 키워야 앞으로 기울어지는 목을 끌어 잡아 위로 세울 수 있다. 그렇게라도 하면 하늘 보기가 편하다. 프리다이빙이라도 해야 머릿속 꽉 찬 불안이 몸으로 스며들지 못한다. 숨을 숫자로 세며 일부러 움켜쥐었다가 힘차게 내뿜으면 머릿속 불안도 함께 빠져나가고 불안으로 막혔던 삶도 뚫린다.


살기 위해 부러 하는 것들은 고통 섞인 신음 없이 올곧이 좋아하는 달과 구름을 보게 한다. 그냥 사는 일은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된 이의 ‘살기 위해 하는 것’, 그건 결국 부러 삶에서 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 위한 힘을 기른다. 그 힘으로 보다 맑게, 깜깜한 미래에 용기를 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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