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두드러기는
재앙이며 유희다
빨갛게 올라온 부분은 열감으로 뾰족하게 터질 것 같음과 동시에 뾰족한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몸속 깊숙이 감각하게 한다
바늘이 콕콕 찌르는 순간
정리되어 있어야 할 신경들이 움찔거리다 엉켜버린다
나는 배알이 꼴리고 꼴리다 못해 정신이 아득하다
실제로 신경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서일까 심장도 잘 안 움직인다 폐도 원래 크기를 잃었다
신경이 오그라들고 엉키는 바람에 내 몸은 우스꽝스러워진다
엉거주춤 앉았다 일어서고
골반을 이리저리 빼다가
다리를 양방향으로 털어대며 개다리춤을 춘다
이 모든 것이 오로지 두드러기라는 네 글자 덕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신경이 뒤틀리는 순간에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거나 팔을 뻗고 좌우로 흔들거나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키보드를 치는 일, 그러고 보니 두드러기는 꽤나 실용적인 일이 될 수도 있구나
이것이 모두 순간의 일이다 3초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빨간 환부를 만지거나 긁지 않기 위해 몸과 뇌는 쉬지 못하고 있으며, 순간의 시간을 산다
내가 이 글을 쓰는 동안 내 엉덩이는 얼마나 흔들렸고 내 손가락은 얼마나 쉴 새 없어졌으며 내 신경은 얼마나 물을 뿌리다 놓쳐버린 호스처럼 출렁대는지 당신은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