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못할 거면 살아야 한다
죽음이 낚싯줄 끝에 끼워져
눈앞에 대롱대롱 약을 올려도
원치 않으면 물지 말아야 한다
삶은
물속 호흡 같아서
끝없이
나에게 필요치 않는 물은 흘려보내고
이로운 플랑크톤은 삼키며
살아내야 한다
가끔 물속이 지겹고
혹은 아가미를 잃은 듯 숨이 막히고
혹은 달콤한 먹이처럼 죽음이 나를 유혹하면
물 밖으로 힘차게 튀어올라
머리와 꼬리를 파닥이며
찌꺼기들을 털어내고
물속으로 돌아온다
미끼에 걸려들지도 모른다는
참혹한 심정으로
물밖로 튀어 오르다
폐가 팽창하면
관성적으로 살고 싶어져서
미끼가 딸랑거리는 물속으로
퐁당
들어가고
살겠다고 돌아간 물속에서
미끼는 따위가 되어
매혹적이지 않다
그것은 불안의 신호였지만
우울의 마비는 아니었어서
튀어 오르면 힘들 줄 알면서도
억지로라도 해내고
그것이 반복되다
반복되다
반복되다
힘들어서 모든 걸 체념하고 미끼를 물고 싶어도
반복되다
정말 별 수 없이 힘이 빠지면
그제야 별 수 없다는 듯
미끼를 물고 싶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