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많이 본다. 태어나서 '나'라는 존재를 기억할 수 있을 때부터를 떠올려보면, 나는 거울을 자주 들여다봐왔다. 길거리를 지나가다 나를 비추는 거울이나 유리창이 있으면 꼭 한 걸음 멈춰서 보고, 집에서도 일을 하거나 TV를 볼 때 항상 거울을 옆에 두어 습관적으로 들여다본다.
나에게 거울을 본다는 건 내가 마주한 지금의 시간, 그리고 그 시간에 머물고 있는 나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한 이유가 가장 크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표정을 하고 있고 어떤 시간의 주름을 갖고 있는가, 눈밑이 얼마만끔 꺼져있고 눈꼬리와 입꼬리는 어느 방향으로 향해 있는가, 오늘의 얼굴은 얼마만큼 더 성숙하고 예뻐졌는가, 오늘의 나는 귀여운가 등을 가늠한다. 나는 지금의 내가 보다 예쁘고 보다 생기 있어보이며 보다 아름다워보이기를, 지금의 시간 속에서 후회되지 않을 가장 나은 모습을 갖고 싶다.
거울 속 나의 모습을 하나씩 뜯어 관찰하는 일은 때로는 남보다 더 깊은 탐미주의와 나르시시즘을 담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탐미주의와 나르시시즘을 나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며 감추지 않는다. 나를 비추는 거울을 보며 나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을지 생각한다. 아름다움을 가진 시간 안에서 머무르지 않되, 인간으로서의 매력을 그리고 '나'라는 매력을 끄집어내고 싶은 마음으로 오늘도 수차례 거울을 들여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