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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지 Nov 15. 2024

인연으로 이어지는 3가지 접근법

먼저 다가가기: 짧은 순간 속 긴 여운으로 만들기

나이, 직업, 전공,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폭넓은 인연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에 방문해 대학 홍보 활동을 하거나, 선거 후보자 선정을 위한 전화 투표 업무, 기업 사내 행사 요원 같은 약 15가지의 단기 아르바이트를 해왔습니다. 기간은 짧게는 이틀, 길게는 두세 달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제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다가갔고, 상대방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그리고 그 관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저는 상대방과 빠르게 친밀감을 형성하고자 세 가지 방법을 신경 써서 실천해왔습니다. 이 방법들은 특히 만나는 기간이 짧을수록 더 신경 썼던 것들입니다.


첫 번째, 먼저 말을 걸어보기
단기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분들은 공감하실 텐데요, 보통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면 대기 장소에서 기다리게 됩니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 휴대폰을 보거나 말없이 앉아있는 경우가 많지요. 그럴 때 저는 먼저 말을 걸어 침묵을 깨는 편입니다. 모집 요강이 대략적으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아, "혹시 오늘 저희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아세요?"라고 묻곤 합니다. 대부분 다들 궁금해하는 내용이라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습니다. 대화가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함께 찾은 아르바이트 후기나 회사 정보를 공유하며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처럼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공통의 관심사로 대화를 시작해 보곤 합니다.




두 번째, 연락처를 주고받기
사실 연락처를 묻는 데에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아르바이트비가 약속된 날짜에 입금되지 않아 당황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혹시 아르바이트비가 잘못 들어오거나 못 받게 되면 연락할 수 있도록 연락처 교환할까요?”라고 제안해 봅니다. 대부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흔쾌히 동의하면서 연락처를 주고받게 되고, 단체 채팅방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 마음에 남을만한 행동 해보기
단기 아르바이트에서는 상대방을 처음 보거나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상대방이 오늘 하루를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도록 작지만 의미 있는 행동을 해보려 합니다. 예를 들어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하며 대화를 이어가고, 제 외향적인 성격에 상대가 지치지 않도록 중간중간 침묵을 즐길 시간도 줍니다. 하하 나이가 더 많은 분이 저에게 커피나 밥을 사주셨다면, 다음번에는 제가 디저트를 건네며 감사 인사를 드리기도 합니다. 이런 작은 배려가 관계를 이어주는 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최근의 일화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저와 이틀간 함께 일했던 동갑내기 친구와의 이야기인데요. 처음에는 외향적이지 않아 보였지만, 대화가 트이기 시작하니 활발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친구였습니다. 자연스럽게 SNS도 교환하게 되었지요. 둘째 날 퇴근 후 저는 짐을 미리 챙기고 밖에서 친구를 기다렸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얼굴을 보며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넓은 장소에서 기다리다 보면 친구가 서두를까 싶어 연락하지 않았는데, 결국 서로 길이 엇갈려버렸습니다. 한 20분 정도 기다리다 아쉬운 마음에 SNS 메시지로 “얼굴 보고 인사도 못 한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먼저 가셨나요?”라고 보냈습니다. 아쉽게도 친구는 벌써 집으로 가는 길이었더라고요.


그냥 여기서 우리의 인연이 끝난 줄 알았는데, 일주일 뒤 장문의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시는 것처럼요!


"먼저 다가가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만큼 더 큰 다가옴이 찾아올 거예요:)”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잘 알지 못했던 저의 다가감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이제는 제 주변인이 되어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무리 잠시 스치는 인연이라도, 한 번쯤 이어나가 보려는 시도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 살기도 바쁜데'라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안 그래도 각박한 세상이잖아요. 짧게 만난 모든 사람들과 친해지라는 뜻은 아닙니다. 저의 노력과 진심을 알아봐주고 함께 다가와주는 진국 같은 분들을 만나 보세요. 그런 분들은 가까워진 뒤에도 사소한 배려와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일 테니까요.


가끔은 인연을 만들어가는 여유가, 삶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요?




다음 글은, "직장에서 모든 사람과 잘 지내는 것의 장단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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