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하는 용기
제목에서 보셨다시피, 저는 표현에 정말 서툰 사람이었습니다.
이삼 년 전까지만 해도, 싫은 소리나 거절 의사표시를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하며 끙끙 앓기 일쑤였죠.
제가 직장에서 처음 겪은 갈등은 대표님과의 일이었습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수당도 제때 챙겨주지 않아 생긴 갈등이었는데요.
당시에는 근로계약서에 대해 잘 몰랐던 터라, 대표님께서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이용하셨나 싶어 더 괴로웠습니다.
결국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는데, 후임자를 기다려 달라고 하셔서 몇 달을 더 다녀야 했습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에서 억지로 출근하니 늦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그러다 제가 다른 분들께 대표님이 근로와 관련된 법적 사항을 지키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것이 전달되었고, 그제야 그만두기 일주일 전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주셨습니다.
대표님께 직접 말씀드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지게 된 점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몇 달간 스트레스를 안고 있던 일이 끝나니 속이 후련했습니다.
그 일을 겪으며, 사람은 자기 의견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다음으로 겪은 갈등은 정확한 이유조차 잘 모르겠습니다.
같이 입사한 동기와의 갈등이었는데, 거의 1년 동안 말을 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갈등이 생기면 주로 피하는 성격이었으니까요.
같은 직장에서 하루의 절반을 함께 보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얼마나 불편했겠습니까.
하지만 이 동기와 갈등을 해결한 뒤로 저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성격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직장 안팎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하다 보니, 관계를 대하는 태도도 조금은 성숙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 날, 용기를 내어 동기에게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동안 서운했던 점을 솔직히 털어놓았고, 동기 역시 사과하며 오해를 풀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상대에게 직접 감정을 표현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를 나누다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별일 아니었음에도 말이죠.
모든 사람과 잘 지내려다 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갈등을 자주 겪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갈등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성장했습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옆자리 동료들이 갈등을 해결할 자리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갈등을 겪었던 동료가 먼저 연락해 문제를 풀기도 했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함께 보내는데 갈등이 생기지 않는 게 더 이상하겠지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참고 있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갈등이 생기면 솔직함과 열린 자세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서로 어떤 점에서 감정이 상했는지 솔직히 이야기하면, 미웠던 마음도 스르르 풀리곤 했습니다.
갈등을 겪은 사람이 과거에 저와 좋은 추억을 함께 나눈 사이였다면, 그 마음은 더더욱 같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아니더라도, 갈등을 해결하려는 열린 자세를 갖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마주칠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해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직장 관련한 에피소드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성과 친구 사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