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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15년,
케이크 굽는 선생님

15년차 외국인 영어 교사 인터뷰 1편

by 팬지

★ 인터뷰를 읽기 전에

- 이 인터뷰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반말로 진행되었지만, 여러분이 읽기 편하도록 존댓말로 재구성했습니다. 또한, 직업별로 1편과 2편으로 나누어 연재될 예정입니다. 전문적인 직업 분석이나 심층 취재가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가벼운 인터뷰입니다.


- 특정 직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삶을 살고, 이런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구나." 하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결국, 이 인터뷰는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은 모두 제 지인들입니다. 인터뷰이의 신상 정보(이름, 근무지 등)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기록이며, 허락 없이 다른 곳에 가져가거나 재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이번 인터뷰 주인공은, 제 학창시절 선생님이십니다. 외국인이셔서 한국어, 영어를 섞어가면서 즐겁게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선생님의 한국어 실력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설픈 한국어 발음에 웃으면서 진행했던 것 같아요. 저도 영어 리스닝 시험 본 것처럼 열심히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답니다:)


1.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현재 한국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고 있으며, 기숙사 사감 역할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요리를 정말 좋아해서 학생들과 음식을 나누는 일도 종종 있답니다.


2. 어떤 계기로 한국에서 교사로 일하게 되셨나요?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선교사를 찾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한국으로 파견을 오게 됐어요. 그렇게 한국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3. 한국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벌써 15년 정도 됐어요. 한국에서의 시간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지만, 그만큼 애정도 생긴 것 같아요.


4. 현재 어떤 학교에서 어떤 과목을 가르치고 계신가요?
영어를 가르치고 있고, 기숙사 사감으로도 근무하면서 학생들 점호나 생활 관리도 함께 하고 있어요.


5. 한국에서 교직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문화 차이는 무엇인가요?
제가 원래 있던 나라는 수업 준비물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개인 비용으로 준비해야 할 때도 있었어요. 반면 한국은 교구나 자료가 잘 마련되어 있고 행정적인 부분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에요. 큰 차이죠.


6. 외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을 때와 비교했을 때, 한국 학생들의 특징은 어떤가요?
사실 외국에서도 대부분 한국 학생들을 가르쳤기 때문에, 문화적인 차이보다는 개인적인 차이가 더 크다고 느껴요. 다문화 학생들과도 수업한 경험은 있지만, 특별히 달랐던 점은 없었어요.


7. 교실에서 학생들과 가장 자주 나누는 말이나 조언이 있다면요?
학생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려고 해요. 가벼운 대화는 패션, 아이돌, 맛집 같은 주제로 나누고요. 상담이 필요한 친구들은 성적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해요.


8. 학생들과 대화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제 말과 행동이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학생들 중엔 “선생님은 하는데 왜 나는 안 돼요?”라고 묻는 친구들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늘 조심하려고 합니다.


9.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 학생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모든 학생들이 소중하지만, 외국 대학 진학을 도운 학생들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단순히 영어 공부뿐만 아니라 비자 신청부터 각종 서류 준비까지 옆에서 함께했거든요. 그만큼 깊이 관계 맺었던 기억이에요.


10. 학생 생일에 직접 케이크를 만들어주신다고 들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저도 기쁘고, 그 모습을 보는 게 행복해요. 동시에 제 베이킹 실력도 점점 늘고 있어서 저에게도 좋은 시간이죠. (웃음)


11. 한국어를 어떻게 이렇게 잘하게 되셨나요? 특별히 공부하신 방법이 있다면요?
특별한 방법은 없었어요. 다만 한국어로 질문받으면 최대한 한국어로 답하려고 했고, 말하고 쓰는 걸 주저하지 않았어요. 자꾸 쓰는 게 가장 좋은 방법 같아요.


12. 한국의 교육 분위기는 어떤 것 같나요?
‘쉼’이 없다는 느낌이에요. 방학도 진짜 방학이 아닌 것 같고요. 교장선생님은 방학 때도 과제를 많이 내주라고 하세요.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해요.


13. 학생들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따로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요?
학생들의 관심사를 공부해서 그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요. 관심사가 맞으면 말이 더 잘 통하고, 그러면 관계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14. 한국 교사들과의 관계나 협업은 어떤가요?
어느 나라든 비슷한 것 같아요. 친한 선생님들과는 깊이 소통하고, 그렇지 않으면 인사 정도만 나누는 사이로 지내죠.


15. 한국 학생들이 영어를 더 잘 배우기 위해 필요한 조언이 있다면요?
한국 학생들은 발음, 문법 등 너무 많은 걸 동시에 신경 써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쓰지 못해요. 틀리더라도 자신 있게 말하려는 태도가 더 중요해요. 저처럼 자꾸 말하고 써보는 게 도움이 됩니다.




다음주 목요일, 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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