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직업 인터뷰 1편
- 이 인터뷰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반말로 진행되었지만, 여러분이 읽기 편하도록 존댓말로 재구성했습니다. 또한, 직업별로 1편과 2편으로 나누어 연재될 예정입니다. 전문적인 직업 분석이나 심층 취재가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가벼운 인터뷰입니다.
- 특정 직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삶을 살고, 이런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구나." 하는 점을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결국, 이 인터뷰는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들은 모두 제 지인들입니다. 인터뷰이의 신상 정보(이름, 근무지 등)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기록이며, 허락 없이 다른 곳에 가져가거나 재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안녕하세요. 현재 산업·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취재하고 있는 30대 기자입니다.
강원도에서 나고 자라면서 늘 ‘개천에서 용 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글 쓰는 걸 좋아했고, 그걸 어떻게든 직업으로 연결하고 싶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 사태였어요.
***~를 통해 진실을 드러낸 기자의 모습을 보고 ‘나도 저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네,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백일장에도 자주 나갔고, 글을 통해 제 생각을 표현하는 데 익숙했던 것 같아요.
기자가 되기 전에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직업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어요.
버버리코트를 입고 강변을 걸으며 세상에 진실을 알리는 이미지랄까요.
하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하더라고요.
잡다한 일이 많고, 회사원이자 조직의 일원으로서 감당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더라고요.
입사하던 시기가 마침 코로나 백신패스가 시행 중일 때였어요.
백신 접종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마침 제주도로 여행을 가는 김에 거기서 백신을 맞았던 기억이 있어요.
제가 속한 매체는 ** 산업 전문 매체입니다.
그래서 다른 종합지에 비해 취재 범위는 좁지만, 그만큼 깊이 있는 분야를 다룹니다.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벤처, 스타트업, 중소벤처기업부 등을 담당했고,
현재는 제약·바이오 산업을 맡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산업의 흐름을 따라가며 취재하는 일이 많습니다.
하루는 새벽 5시 30분쯤 시작됩니다.
그날 어떤 이슈가 있는지, 어떤 기사를 쓸 수 있을지 내부 전산망을 통해 정보를 확인해요.
이를 바탕으로 간부들이 회의를 통해 신문 구성을 결정하죠.
이후엔 씻고 출근해서 메일 확인, 기사 작성, 취재원 미팅 등을 이어갑니다.
오후엔 다음 날 쓸 기사를 위한 정보 수집에 집중해요.
보통 오후 5시쯤 퇴근하고, 근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입니다.
외부 기관에서 제공하는 기자실을 이용하기도 하고요.
특히 큰 회사들은 보도자료를 그대로 활용하려는 경향도 있어서, 기자가 진짜로 ‘가치 있는 정보’를 찾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가장 고민이 많은 부분입니다.
실속 있는,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기사를 찾는 게 중요하니까요.
상장사들의 실적 발표 시기엔 남들과 다른 포인트가 없는지 유심히 보고, 차별화된 분석을 시도하려고 해요. 구글링도 많이 하고, 관련 업계 흐름이나 새로운 산업 트렌드를 꾸준히 체크하면서 아이템을 발굴합니다.
섭외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요.
처음부터 직접 연락드리는 경우도 있고, 기존에 알고 있는 분께 묻기도 해요.
대개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나 기업의 홍보 담당자에게 질문을 전달하고,
필요하면 여러 차례 커뮤니케이션을 주고받으며 정확한 정보를 확인합니다.
취재원의 말을 직접 듣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의사 전공의들과 정부 간의 갈등, 협상 문제를 다루는 일이 많습니다.
또 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 관련 이슈도 주요 관심사죠.
새 정부 출범 이후 여러 변화가 예고되고 있어서, 산업 전반에서 어떤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쓰는 기사라면 20분이면 충분해요.
하지만 직접 취재해서 쓰는 경우는 다릅니다.
구상하고, 내용 정리하고, 취재 내용을 정제하다 보면 2시간 정도 걸리는 편이에요.
기사 아이템을 처음 발굴하는 건 더 오래 걸릴 때도 많고요.
기사마다 케이스가 달라서 정확한 시간은 정해두기 어렵운 것 같아요.
기사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편이에요.
하지만 어쨌든 회사이다 보니 외적인 부분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럴 땐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해요.
장애인 활동 보조 제도에 대해 취재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국회에서 해당 제도를 처음 접했는데,
알고 보니 1인 장애인이 업무 중에 보조를 받는 것이 과거에는 위법이었더라고요.
법이 개정되면서 바우처 형식으로 도울 수 있게 됐지만,
해당 예산이 올해엔 아예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사건도 있었고요.
현장에서 이런 현실을 마주했을 때, ‘이건 꼭 알려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결국 기사로 내보내면서 작은 목소리라도 보탤 수 있어서 참 보람찼습니다.
제가 직접 쓴 기사는 아니지만, ****보도로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기자가 제 친한 형이었어요.
가장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뒤흔드는 기사를 쓴 걸 지켜보면서 언론이라는 도구가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몸소 느꼈죠.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주식 관련 기사를 쓸 때는 반응이 정말 엇갈립니다.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보니 날카로운 피드백이 많기도 해요.
저 역시 아쉽게 쓴 기사라고 느껴질 땐, 일부러 댓글을 잘 안 보는 편입니다.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요.
덧붙이자면, 이번 인터뷰는 제 친구의(지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혹시나 논쟁이 될 만한 내용은 조심스럽게 뺐습니다.
누군가의 진심 어린 이야기에 날카로운 말이 남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요.
특히 15번부터 이어지는 인터뷰 2편에서는 더 현실적이고 날것 같은 고민들이 등장합니다.
그만큼 오해 없이, 조용히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함께 담습니다.
2편도 기대 많이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