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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 두치맘

일단 잠바는 같으나…

by 무아과 Mar 01. 2025

그래, 난 브루클린 두치맘이다.

오늘도 M사 패딩을 입고 라이딩을 나간다.

두 돌 아이에게 두 치 정도의 장갑을 끼우고 자전거 뒤 유아 안장에 태워 바람을 가르며 달린다.

불과 막 감기에서 회복한 아이이지만 오늘만큼은 결석할 수 없다.

앗, 준비물 하나를 깜빡 챙겨주지 못했다. 다시 집에 돌아가 가져다주고 드롭 오프 성공이다.

이제 픽업까지는 2시간 반의 시간이 남았다.

공원을 전전하다가 도서관을 갈까 하다가 결국 가까운 카페에 들어와 글을 쓰기 시작한다.


요즘 한국에서 화제가 되는 코미디언 이수지의 도치맘 영상의 M사 패딩 재킷.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브랜드 옷에 관심이 없고 불필요한 동물성 제품 소비를 지양하고 있는 내게 몇 달 전 친정어머니는 어디 트럭에서 창고 정리 헐값에 샀다고 바로 그 문제의 패딩 재킷을 우편으로 보내주셨다. 마침 엉덩이를 덮는 길이는 겨울 라이딩에 적합해서 자전거 육아 첫겨울인 작년 말 올해 초 유용하게 착용 중이다.

그렇다면 난 오늘도 어디를 그렇게 바쁘게 달렸을까? 언어 수업? STEM 수업? 그냥 매주 한번 공원에서 아이들과 흙 놀이하는 자연 수업이다.

그렇다면 빼먹은 준비물은? 방수 멜빵바지 -아직 공원 흙이 젖어있어 필수템인걸 깜빡했다.

두치맘은 그렇게 매주 금요일 아침 이 극성을 부린다.

누구를 위해서? 아이를 위해서? 물론이다. 아이는 친구들과 노는 이 시간을 무척 즐긴다.

그리고 깨닫는다,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서라고.

드롭오프와 픽업 사이 2시간 반 남짓의 자유시간은 아주 달고 단 자기만의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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