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의 비밀 카드뉴스 마케팅, 설미리]
으아아! 인스타그램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일주일째 인스타그램과 씨름 중입니다. 웬만한 최신문물을 거침없이 다룰 수 있는 제가 인스타그램을 이렇게 헤매게 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왕년에 페이스북 좀 해봤던 사람으로서 이는 치욕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일단 프로필 사진 올리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프로필 사진을 누르면 내 스토리라는 게 나오는데, 직관적으로 뭘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것저것 눌러보다 보니 사진을 변경하기는 했는데 삐뚤빼뚤한 것이 보기 좋지 않군요.
사실 편안한 마음으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면 이렇게까지 고생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제 목표는 인스타그램 즐기기가 아닌 인스타그램으로 마케팅해 보기였기 때문에 어려웠던 것이죠.
제가 하려던 건 아래 사진과 같은 북스타그램입니다.
저는 인스타그램 한번 쓱 검색해 보고 뭐 대충 사진 하나에 자막 좀 넣고 하면 되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알고 보니 파워포인트나 별도 앱을 통해서 적절한 이미지를 만들고 그 이미지들을 모아 카드뉴스 형식으로 올려야 하는 만만찮은 작업이었습니다.
인스타 마케팅이라는 단순한 검색으로 책을 한 권 샀는데, 이 책은 제가 아직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인스타그램 동영상 만들기 책이었습니다. (릴스가 짧은 동영상이라는 사실을 책 살 때는 몰랐습니다.ㅜㅜ)
이제는 소셜미디어를 하려고 해도 공부를 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저 사실은 컴퓨터 000 따라 하기 시리즈를 보면서 되게 무시했었거든요? '누가 컴퓨터를 그렇게나 몰라서 책까지 사서보나?'라면서요. 이랬던 생각 정말 석고대죄합니다. 저는 그런 책을 보며 깔봤던 사람들의 반에 반도 안 되는 반푼이입니다. 인스타그램 설명책을 봐도 잘 모르겠거든요.
인스타그램을 잘해보려고 유튜브도 보고 블로그도 찾아봤는데, 생기초 초보반인 저에게 알맞은 정보는 별로 없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책이 있나 두리번거리다 보니 그래도 저에게 맞는 친절한 책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인스타그램을 하고자 하는 목적은 단순합니다. "블로그에 쓰는 글을 세문장으로 요약해서 사람들에게 알려보자."입니다. 어차피 인생은 요약 아닙니까? 보고서도 요약, 논문도 요약, 책도 요약이 필요한데 블로그 글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냉정한 T성향의 분들이 잘하는 말씀 있잖습니까?
그래서 요점만 간단히 말해봐
인스타그램은 요약정리에 최적화된 툴이라 들었고 요즘 젊은 사람들이 특히 많이 한다 들었습니다. 젊은 감성도 느껴보고 제 요약력도 늘려야 하는데, 이때 최고의 방법은 '자랑질'이죠. 특히 독서하는 사람이 별종 취급받는 지금에 와서는 저의 책 보는 인생이 일종의 자랑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북스타그램을 해보자는 생각은 이렇게 출발했습니다.
방법을 몰랐던 저에게 "일단 똥폼잡지 말고 해 봐."라고 말해준 '3초의 비밀 카드뉴스 마케팅'에서 핵심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고객의 입장에서 흥미를 끌어라
제품설명이나 특장점을 홍보하는 건 별로 큰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 사람들이 재밌어하지 않거든요.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단순하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필요합니다. 가령 카드뉴스 첫마디에 'ㅁㅊㅅㄲ'라는 초성만 써놓고, 무례했던 고객에게 한방 먹여준 사건을 쓰면 사람들이 흥미로워할 것입니다.
2. 큰 공을 들이지 말고 쉽고 단순하게 만들자
완벽주의는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아니 어쩌면 시작도 못하게 하는 큰 걸림돌일 수 있습니다. 불완전하더라도 일단 해보면서 고치는 게 좋습니다. 대중들의 반응은 섣불리 예상할 수 없습니다.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조금 더 반응이 좋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3. 시장조사는 필수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고객들을 꾸준히 관찰해야 합니다. 대중적인 관심이 큰 성공적인 인스타그램들을 찾아다니며 성공사례를 수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고객의 반응은 댓글을 유심히 관찰해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 반응보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살펴보세요. 개선점을 발견하게 해주는 소중한 댓글일 수 있으니까요.
이외에도 카드뉴스 작성법을 위한 파워포인트 및 다양한 프로그램의 사용법도 적혀있어 저 같은 초보자에게는 알맞은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네가 만든 건 뭔데?
부끄럽지만 북스타그램으로 출발하는 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제가 워낙 미적감각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고 인스타 사용법이 아직은 낯선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용기가 더 필요합니다.
그래도 용기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겠죠? 오늘의 작은 한 발자국이 나중의 큰 발자국이 되려면 어쨌든 오늘 뭔가 만들어 내긴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