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8원칙], 오두환
좋은 광고인지 나쁜 광고인지는 원칙을 잘 지켰는지로 결정된다.
광고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일상생활을 살아가며 수많은 광고에 노출됩니다. 길을 걸어갈 때 주변을 한번 둘러보시죠. 주변에 보이는 많은 가게들의 간판도 광고고 지나가는 버스에도 광고가 붙어있고 길을 건널 때 신호등에도 전단지 광고가 붙어있습니다. 사람이 뭔가를 판다고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행위가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수많은 광고들로 세상이 뒤덮이는 건 당연한 이치인 듯싶습니다.
광고는 무언가를 사람에게 파는 행위입니다. 잘 만든 광고하나는 열심히 일하는 100명의 세일즈맨도 부럽지 않을 일을 해냅니다. 세상에 엄청나게 유행하는 제품들이 광고하나로 시작된다는 점을 볼 때 광고는 영업의 선봉장으로 불려야 마땅하죠.
최근에 저희 가족은 좋은 광고에 영업을 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새로 나온 제품을 자연스럽게 대형마트에서 고르게 되었죠. 이렇게 광고를 당한 계기는 유튜브를 보다가였습니다.
저와 아내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저녁에 반주를 곁들이며 술먹방 유튜브를 보는 걸 즐깁니다. 요즘에는 연예인들도 술먹방을 여럿 시도하는 추세라 이런 추세에 저희 부부도 동참하고 있죠. 제일 즐겨보는 채널은 신동엽이 하는 '짠한 형'인데, 이 채널을 보다가 영업을 당했죠.
신동엽은 술도 술이지만 미식가로 소문이 난 연예인 중 한 명입니다. 요즘 맛집투어를 하는 유튜버인 성시경 씨와 함께 여러 맛집을 공유하는 사이로 널리 알려져 있죠. 그래서 신동엽이 맛있다고 하는 건 어쩐지 좀 신뢰가 갑니다. 그는 맛없는 걸 맛있다고 포장하는 거짓말을 할 것 같지 않은 이미지죠.
짠한 형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PPL광고를 하는 편인데, 제가 본 그날은 새로 나온 '게맛살'을 홍보하는 자리였습니다. 신동엽이 '이건 늘 먹던 그런 게맛살과는 달리 정말 맛있고 맥주안주로는 딱이다!'라고 계속 말하길래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어? 이거 짠한 형에 본 그거 맞지?"
마트에서 장을 보던 아내의 눈에 문제의 그 게맛살이 포착되었습니다. '신동엽이 맛있다고 했으니 한번 먹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선선히 장바구니에 올렸죠. 집에 돌아와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서 맛을 보니 정말 '게'같은 맛이더군요. 퍽퍽한 기존의 게맛살 맛과는 다름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부부는 진짜 '게'맛이 나는 맛살을 자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가끔 맥주안주 만들기 귀찮거나 배가 출출할 때 먹으니 괜찮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게맛살을 좋아한다고 하면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좋은 광고란 이런 겁니다.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직접 구매를 하게 만들어야 하죠. 현란하기만 하고 뭔가를 팔지 못하는 광고는 비싼 몸값을 못하는 축구선수와 같습니다. 골을 잘 넣어야 좋은 선수인 것처럼 판매를 잘해야 좋은 광고인 것이죠.
물론 좋은 광고를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좋은 광고를 만드는 일은 굉장히 창의적인 일임과 동시에 사람에 대한 이해가 풍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광고의 8원칙'에서 저자는 좋은 광고와 나쁜 광고를 가르는 원칙이 있다고 말하며 8가지의 원칙을 강조합니다. 그 원칙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1. 주목하게 만들기
2. 다가오게 만들기
3. 생각하게 만들기
4. 필요하게 만들기
5. 소망하게 만들기
6. 구매하게 만들기
7. 만족하게 만들기
8. 전파하게 만들기
이 원칙을 제가 게맛살을 사게 된 경우에 적용해 볼까요? 저는 일단 신동엽 씨가 하는 유튜브를 통해 게맛살에 주목하고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이는 게맛살을 판매하는 주 타겟층을 저녁에 맥주 한잔하기를 즐기는 30~40대로 타깃을 잘했다는 말이겠죠.
그리고 '신동엽은 미식가니까 맛있다고 말하면 정말 맛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에 미치게 만들어 필요하게 만들었죠. 뭐 저희 부부가 절실하게 '소망'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마트에서 구매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색다른 맥주안주'라는 프레임이 잘 작용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품에 대한 만족도는 괜찮았습니다. 게맛살에 별 흥미가 없는 저도 맛있게 먹었고, 게맛살을 좋아하는 아내는 '정말 맛있네?'를 연발했으니까요. 이는 '구매할 의도가 없었던 소비자층'에게도 먹혔다는 말이고 '타사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층'에도 먹혔다는 말이죠.
제품이 만족스러웠다면 전파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제가 이렇게 새로운 게맛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SNS세상이 된 이후로 사람들은 좋은 제품에 대해서는 스스로 알아서 잘 홍보해 줍니다.
좋은 광고와 나쁜 광고의 차이는 원칙을 잘 지켰는지 여부에 달려있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행동방식과 의식의 흐름을 고려해서 광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기에만 그럴듯한 광고 말고 정말 회사의 매출증가에 도움이 되는 광고를 만드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이 원칙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주변에 널린 광고들을 위 8가지 원칙을 적용해 평가해 보는 습관을 들여보는 건 어떨까요? 좋은 광고를 만드는 데 있어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원칙에 맞는 좋은 광고를 만들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건 아니니까요.